[런다운] ‘셋업맨 곽정철’ 글솜씨에 놀라고 솔직함에 가슴 ‘찡’

입력 2010-04-2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기사 보다가 눈물 날 뻔 했어요. 아주 감동적이더라고.”

KIA 이강철 코치는 28일자 스포츠동아에 실린 ‘잠 못 드는 셋업맨 곽정철이 사는 법’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정철이가 얼굴은 산적처럼 생겨가지고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몰랐다”며 탄성을 질렀다.

이 기사에 소개된 곽정철의 글은 선발이나 마무리투수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마운드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승리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빼어난 글 솜씨와 솔직함이 애잔한 감동을 전했고 KIA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 코치는 곽정철을 불러 “작가해도 되겠다. 새벽에 갑자기 쓴 글이 이 정도면 책을 내도 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코치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근데 정철아. 그러니까 ‘나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라는 표현, 그게 선발시켜달라는 거잖아? 그래 내일부터 너 주인공해라 주인공”이라고 말하며 농담을 섞어 곽정철을 야단치기 시작했다.

이 코치의 칭찬에 수줍게 웃던 곽정철은 갑자기 180도로 변한 돌발 상황에 당황하며 “절대 아니에요. 스스로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그냥 쓴 거예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코치가 “아무튼 선발 하고 싶다는 거잖아? 나도 현역 때 조연 많이 했었다. 조연이면 어때. 잘하면 연봉도 많이 오르고 승리 지키면 보람도 크고”라며 계속 다그치자 “진짜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라며 줄행랑을 쳤다. 곽정철이 도망치자 이 코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푸근하게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