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K 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꼭 빠지지 않는 화제를 두 가지 꼽으라면 ‘수염’과 ‘김광현’이 해당된다. 언제부터 징크스가 ‘질 때까지 수염을 깎지 않겠다’는 공약처럼 변해 김 감독의 턱을 허옇게 물들이고 있다. 김 감독은 “작년 22연승 했을 때부터 이랬으면 어쩔 뻔했는가?”라고 말해 SK의 고공승률을 우회적으로 ‘자랑’했다.
이렇게 김 감독이 수염을 논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다. 김광현이 돌아온 8일부터 SK는 29일까지 12연승 포함해 16승1패다. 유독 투수의 메카닉을 중시하는 김 감독은 “투구폼이 부상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이어 자연스레 김광현-류현진의 맞대결로 화제가 옮겨가자 즉답대신 “SK가 제일 잘못한 게 뭔지 알아? 류현진을 뽑지 않은 거야”라고 말했다.
두 투수가 한 팀에 있었더라면 SK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했을 것이란 의견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류현진까지 있었으면 지금 SK 감독은 조범현이겠지. 나는 야신이 아니라 야인이었겠고”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렇게 보면 류현진과 김성근 감독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