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핫이슈] 칼 가는 이동국 “그리스전 출전 반드시 골 쏘겠다”

입력 2010-06-0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약침 맞아가며 천신만고 끝 입성
올초 평가전서 2골 ‘행운의 장소’
순조로운 첫 훈련 “예감이 좋다”

“최종 명단에 포함된 게 끝이 아니잖아요. 월드컵에서 뛰어야죠.”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 이동국(31·31)이 이제 더 큰 도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5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남아공 입성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오스트리아에서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과 2시간의 차량이동 끝에 이곳에 도착해 피곤할 법도 했지만 이동국의 표정은 밝았다.

숙원이었던 최종 명단에 들었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었다. 그는 이미 ‘월드컵 출전’과 ‘골’이라는 다음 목표를 설정해뒀다. 여유 있는 표정은 부상에서 회복해 이제는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였다.

사실 이동국의 재활 과정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긴박했다. 지난 달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의 모 한의원에서 약침을 맞았다. 약침의 주 성분은 미네랄과 한약재 우슬을 섞은 것으로,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선수들이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동국은 5월5일 전남과의 K리그에서 발목을 다친 뒤 수소문 끝에 병원을 알아내 처음으로 약침을 맞았고, 이어 허벅지를 다치자 다시 찾았다.

두 번 모두 직접 약침을 놓은 김 모 원장은 “보통은 2cc를 주입하는 데 이동국은 빠른 회복을 위해 4cc를 맞았다”고 말했다.

당시는 월드컵 출정식을 마친 뒤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이라 도핑 때문에 상당히 걱정을 했다. 몇 차례나 괜찮은지 확인을 했고 “천연재료라 아무 걱정 없다”는 의사의 확답을 들은 후에야 부상 부위를 맡겼다.

물론 이동국의 빠른 회복이 전적으로 약침 효과라고 보는 건 무리다. 대표팀이 24시간 맞춤 재활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무엇보다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가장 컸다. 그러나 평소 잘 찾지 않았던 한의학의 힘까지 빌 정도로 그때 그는 절박했고 보란 듯이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국은 그리스 전 출전 여부를 묻자 싱긋 웃으며 “금방 회복될 거예요”라고 답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출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

예감도 나쁘지 않다. 12일 그리스와 첫 경기가 벌어질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허정무호가 올 초 남아공 전훈 때 현지 프로팀과 한 차례 평가전을 치러 적응을 이미 마친 곳. 당시 ‘경쟁자’ 신분이었던 이동국은 비록 정식 A매치는 아니었지만 A대표 신분으로 1430일 만에 골 맛을 보는 등 2골을 넣었다.

그리스전은 이제 5일 남았다. 물론 당일 출전 여부는 허정무 감독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동국이 남은 기간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루스텐버그(남아공)|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twitter.com/sportsdonga)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