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경기 장면을 두고 SBS와 KBS가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남자의 자격’. 이날 방송분에서는 남아공 현지로 떠난 이경규, 김태원, 김성민, 이정진의 응원 모습과 함께 한국과 그리스전의 주요 경기 장면이 등장했다.
방송 후 단독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SBS는 “2분가량의 중계화면을 제공받은 KBS에서는 뉴스 등 보도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월드컵 영상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명백한 FIFA 규정 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14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월드컵 경기영상 활용과 관련해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국장은 “SBS에서 12일 보낸 계약합의서에는 ‘뉴스 외 사용불가’라는 문구가 없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6월 초 SBS측이 보낸 합의서에는 ‘뉴스 외 사용불가’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11일 KBS는 이 계약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SBS는 특집 프로그램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KBS가 단독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일본, 에콰도르,벨로루스, 스페인 등과의 A매치 평가전 장면을 사용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KBS의 입장에 대해 SBS는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노영환 SBS 홍보부장은 “SBS는 정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우리 입장을 밝힌 항의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추후 KBS와 입장에 따라 다시 대응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