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43) 북한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보여준 멋진 경기에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북한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90분간 브라질의 파상공세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북한은 44년 만에 출전한 경기에서, 그것도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두 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반에는 브라질을 몰아부쳐 한 골을 얻어 세계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록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전반전에 전술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수비를 잘했다면 승점을 안 내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워한 뒤 “브라질의 측면 공격이 아주 예리했다. 우리 선수들은 여기에 대처해 역습으로 득점기회를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브라질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한 골을 넣어다는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2차전 상대는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데쿠(첼시), 히카르두 카르발류(첼시)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포르투갈전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의 첫 번째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다. 다음 경기까지는 닷새의 시간이 있다. 이날 경기에 대한 전략과 전술에 대한 문제를 검토해보고 공격적으로 나갈 것인지, 방어적으로 나갈 것인지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후반 첫 골을 넣을 때 감독이 굉장히 기뻐한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좋은 장면을 펼치고 득점을 하는 장면에서 기뻐하는 선수들에게 기쁜 표정을 지어주는 것이 선수들에게 좋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여기 경기하러 왔고 우리 팀의 중요한 경기가 있다. 우리 팀의 경기에만 집중할 생각이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