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뚱보곰’ 최준석, 그래도 주루센스 만점

입력 2010-06-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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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잠실 LG전. 최준석은 5-6으로 뒤지던 3회 2사 1·2루에서 터진 양의지의 중전적시타 때 전력 질주해 홈을 밟았다. 그러나 TV중계화면에 잡힌 최준석의 얼굴은 간발의 차로 득점에 성공한 기쁨보다는 고통으로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16일 잠실구장. 두산 김경문 감독은 3할 타자 오재원을 1루수로 출장시키기 위해서 김동주를 3루에 배치했다. 자연스럽게 1루수 최준석이 지명타자가 됐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마침 훈련 도중 덕아웃으로 들어온 최준석을 향해 “준석아, 오늘은 지명타자이니 밥을 많이 먹어도 되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나 김 감독은 전날 주루플레이 모습이 떠올랐는지 “무슨 소리냐”며 맞받아치고는 최준석을 불러 “어제 두 번째 홈에 들어올 때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았냐?”고 물었다. 감독의 기습질문에 당황한 최준석은 머뭇거리더니 “그냥 발이 (마음대로)안 움직여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자신을 향한 화였다”는 이 위원의 말로 상황은 마무리. 그러나 김 감독의 장난스러운 말에는 올시즌 감량에 성공하며 타격부문 2위(15일까지 타율 0.358)를 달리고 있는 거포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었다.

특히 무거운 몸에도 혼신의 힘을 다한 주루플레이까지 선보인 그의 투혼에 “비록 덩치가 있지만 주루센스가 탁월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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