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감독은 ‘눈덩이 효과’의 신봉자다. 무리를 해서라도 처음에 눈을 모으면 그 다음부터는 굴러가면서 알아서 눈덩이가 커진다는 것이다. SK가 김 감독 취임 뒤 4월 페이스를 유독 중시한 것도 그래서다. 일단 궤도에 오르게 되면 떨어지기 싫어서라도 선수들이 알아서 똘똘 뭉치는 것이다. 그 효과가 김 감독 취임 4년째를 맞아 최고조로 공고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24일 LG전은 여러모로 SK에 비우호적 환경이었다. 당초 선발 순서인 카도쿠라는 친척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일본에 건너갔다. 또 23일 LG전을 대패하면서 롱릴리프, 불펜 소모도 있었다. 24일 선발진은 펑크나 다름없었는데 꺼내든 카드는 전병두(사진)였다. 전병두는 시즌 첫 선발에서 5.1이닝을 3안타 4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LG전 통산 8승(1패3세이브)을 거뒀다. LG전 4연승으로 김 감독의 ‘표적선발’이 또 한번 적중했다. SK 재활팀은 전병두의 회복에 시간을 갖고 완벽을 기했는데 드디어 빛을 봤다.
문학|김영준 gatzby기자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