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파라과이 잡고 60년만에 4강행
스페인대표팀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그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비야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능가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그 예언은 이번 대회에서 적중했다.
호날두와 메시가 별다른 활약 없이 이번 대회를 마감한 반면 비야는 무려 5골을 몰아넣으며 스페인을 4강으로 이끌었다. 비야는 4일(한국시간)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1-0 승리를 책임졌다.
4경기 연속 골 포함 대회 5호 골을 작렬시킨 그는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 토마스 뮐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 등을 제치고 득점랭킹 1위로 올라섰다.
그는 경기당 1골로 매서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뛰어난 위치선정과 침착하고 감각적인 슛으로 상대 골문을 열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그가 기록한 5골 가운데 4골이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일 정도로 팀 공헌도가 매우 높다.
파라과이 전에서 1골을 보탠 비야는 A매치 통산 43골로, 스페인 선수 A매치 최다 골 경신에 2골을 남겨뒀다. 현재 기록을 보유한 주인공은 라울. A매치 통산 44골을 터트린 뒤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비야가 독일과 4강전에서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간다면 라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은 유럽축구의 강국이지만 유독 월드컵 우승과 인연이 없다. 1950년 대회에서 4강에 올랐던 것이 최고 성적. 비야가 자국의 첫 번째 월드컵 우승과 함께 득점왕까지 거머쥐는 등 스페인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야는 “내가 득점을 하든 동료들이 골을 넣든 팀이 결승전에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늘 골을 넣어 기쁘지만 팀이 이겨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