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말할수 있다] 펄펄나는 이청용, 비밀은 노란 축구화?

입력 2010-07-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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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축구화는 ‘구관이 명관’
헌 신발로 바꿔신고 펄펄 날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 현실이 될 것이란 부푼 희망은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가지면서부터다.

지난 달 4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열린 스페인과 한 판 승부. 비록 허정무호는 0-1로 패했지만 세계적인 강호와 거의 대등한 90분을 보냈다. 눈썰미 있는 팬들이라면 일찌감치 알아챘을 터. 이날 경기 전반까지 연보라 빛 축구화를 신고 뛰던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은 후반 들어 노란색 신발로 바꿔 신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편해서”라는 허탈할 정도로 짤막한 대답이 나왔다. 처음 신었던 축구화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유명 스포츠브랜드에서 특별 출시된 신제품. 이청용도 자신과 계약된 새로운 스타일의 새 축구화를 제공받았지만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전지훈련 기간 내에 적응하기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결국 발이 조금 불편했던 이청용은 에이전트 김승태 TI스포츠 대표에게 예전에 신었던 축구화를 공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대표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허정무호의 전훈지를 직접 찾아 소속 팀에서부터 신어 길이 잘 들여진 축구화 3켤레를 전달해줬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후 이청용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월드컵 기간 내내 이청용은 예전 축구화를 착용하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1-4 패)과 우루과이와 16강전(1-2 패)에서 한 골씩, 모두 2골을 넣어 축구화의 효험을 톡톡히 봤다. “축구화는 선수들에게 생명과도 같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조금만 불편하면 자신만의 미세한 감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김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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