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점쟁이 문어’.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독일의 수족관에 살고 있는 ‘점쟁이’ 문어 파울이 바로 그 주인공.
파울은 9일(한국시간)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서 펼쳐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대결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예상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국기가 그려진 2개의 유리상자 중 파울이 스페인 상자를 열어 홍합을 먹었던 것.
파울의 예언 덕분 이었을까? 스페인은 12일 네덜란드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이것으로 파울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출전한 전 경기와 스페인의 우승까지 8경기 모두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파울의 예언은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다. 하지만 독일의 조별리그 3경기는 물론이고 잉글랜드와의 16강전,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 승패까지 모두 정확하게 맞췄다. 특히 파울은 조별리그에서 우세로 이길 것이라고 봤던 독일이 세르비아에 패할 것까지 예측하면서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했다.
파울은 이미 지난 ‘유로 2008’ 대회에서도 단 1경기만 빼고 독일의 승패를 모두 맞춘 바 있다.
파울의 예언은 경기 결과 외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파울이 독일의 4강전 패배를 예상하고, 그 결과가 맞아 떨어지자 독일 팬들은 “이제 문어를 잡아 먹어야 한다”는 반응이 일기도 했다.
이에 스페인의 사파테로 총리는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어가 걱정된다. 파울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 요원팀을 보내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는 말을 해, 국제적인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파울의 예언이 연이어 맞아 떨어지자 파울이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을 예언하는 모습이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당시 파울이 스페인의 승리를 점치자 스페인 축구 팬들은 우승한 듯이 환호성을 질렀고, 심지어, 스페인 승리에 돈을 건 팬들이 급증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메이저축구대회에서 파울의 예측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어의 수명은 평균 3년 정도라 2살 반인 파울이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것이 수족관 관계자의 설명.
한편 파울과 달리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는 스페인의 우승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펠레가 우승 후보로 점찍으면 무조건 진다’는 ‘펠레의 법칙’이 깨진 것이다.
펠레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과 스페인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가 16강전을 앞두고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독일 가운데 한 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독일은 4강에서 떨어지자 펠레 다시 스페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이 그의 말대로 스페인은 우승했고 그동안의 오명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김영욱 동아닷컴 기자 hi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