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스페인, 세계축구 새 모델 제시했다”

입력 2010-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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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SBS해설위원이 13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손자를 안고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인천국제공항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차범근 SBS해설위원이 13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손자를 안고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인천국제공항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차범근감독의 월드컵 결산
“뛰어난 기술 짧은 패스 유행될 것
한국 발전된 모습 앞으로 더 기대”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경기는 물론 결승전과 준결승 등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경기를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다.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차 위원의 눈을 통해 이번 대회를 결산한다.


○스페인, 세계축구 주도


“스페인이 세계축구에 하나의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

차 위원은 스페인이 당분간 세계축구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리의 축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물론 2년 전(유로2008 우승)에 비해서는 좀 약해졌지요. 그 때가 정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수비에서부터 미드필드 공격까지 밸런스 유지와 조직력은 여전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한 두 명의 스타에 다소 의존했다면 스페인은 모든 선수들의 기술이 뛰어났고 짧은 패스로 압박하며 상대를 허물었습니다.”

차 위원은 1980년대 세계축구를 제패했던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 루트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 ‘오렌지 삼총사’를 떠올렸다. 당시 오렌지 삼총사는 네덜란드의 1988년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에 이어 AC밀란에서 함께 뛰며 1988∼1989, 1989∼9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스페인 축구 황금시대 주역 상당수가 FC바르셀로나에서 2008∼2009시즌 챔스리그 정상에 오른 것과 닮은꼴이다. 차 위원은 “공격수 토레스의 부진으로 득점이 조금 부족했던 것이 조금 아쉽다”면서도 “스페인은 유로2008과 월드컵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에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다. 스페인이 하나의 샘플을 제시했고 모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못지않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독일에 대해서는 “스페인을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몰아쳤어야 하는데 수비가 아래쪽에 처져 있다보니 상대가 자유롭게 볼을 돌리도록 허용한 게 패인이다. 결승 상대 네덜란드는 반대로 초반부터 매우 거칠게 나왔다. 나름 효과적인 대비책이었지만 역 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독일은 16강전부터 잉글랜드,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며 매 경기 결승전과 다름없는 경기를 치르며 지친 것도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차 위원은 마지막으로 “한국도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월드컵에서 상당히 선전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끝을 맺었다.

인천국제공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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