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아…아쉬운 탄성 메아리 친 단체응원

입력 2010-07-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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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싸웠다 내 딸들아” U-20 여자대표팀 선수들 가족들이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에서 모여 U-20 여자월드컵 독일과 4강전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잘싸웠다 내 딸들아” U-20 여자대표팀 선수들 가족들이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에서 모여 U-20 여자월드컵 독일과 4강전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공격수 정혜인(20·현대제철)은 경기를 앞두고 홀어머니에게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과 독일의 4강전이 열린 그날 밤, 소녀의 어머니는 일감을 놓아야 했다. 대신 머나먼 독일 보훔 그라운드를 누빈 딸을 응원했다.

미사리 개그 클럽에서 매니저 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공민주(50) 씨는 “우리 딸이 다치지 않고 동료들과 기적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엄마의 간절한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승승장구했던 최인철호는 ‘전차 군단’ 독일에 크게 지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 1층 로비에 모여 응원전을 펼친 여자 축구 선수들과 유소녀, 학부모들의 기도도 아쉬움만을 남겼다.

이상엽 여자대표팀 감독(한양여대)과 여자 실업축구 현대제철 이문석 감독, 여자축구연맹 임직원을 비롯해 인천 가정여중, 경기 매홀중, 안양 부흥중, 서울 송파초교 여자축구 선수단 등 1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하지만 90분 동안 아쉬움 섞인 탄식이 함성보다 훨씬 많았다. 실점 때마다 “괜찮아”라는 소녀들의 외침은 허공에 흩어졌다. 한 골, 두 골 계속 스코어가 벌어지자 정혜인을 포함해 문소리, 김혜리, 김나래, 박희영 등의 부모 10여명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고, 일부 엄마들은 손수건을 조용히 꺼내들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90분의 짧았던 시간. 그래도 희망까지 꺾인 건 아니었다.

특유의 덤덤한 얼굴로 대형 스크린을 응시하던 이상엽 감독은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장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축구는 한 단계 상승했다. 이기고 지는 걸 떠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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