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빨래 만담’이 대전구장에서 이틀 연속 이어졌다. 9일 SK 김광현과 최정이 힘겨루기를 했다면, 10일에는 동산고 선후배인 SK 송은범과 한화 류현진이 맞섰다.
류현진은 사인볼을 받으러 온 송은범에게 대뜸 “광저우 가서 내 빨래하는 것 잊지 말라”고 말했다. 시즌 중에는 숙소에서 빨랫감만 내놓으면 되지만, 아시안게임에 가면 선수촌 입촌과 동시에 스스로 빨래를 해결해야 한다. 류현진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김광현의 빨래를 군미필자인 팀 선배들(최정 송은범 김강민)이 맡기로 했다는 얘기를 이미 들은 듯 했다. 송은범의 반격이 이어졌다. “넌 너희 팀 선수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하지만 한화에서 대표팀에 뽑힌 선수는 류현진뿐. 그 사실을 깨달은 송은범은 “할 수 없네. 네 빨래는 역시 네가 하는 수밖에”라며 도망갔다. 베이징올림픽 때 세탁은 물론 햄버거 심부름까지 도맡아 했던 류현진은 쓸쓸히 웃으며 선배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 하지만 실망하기엔 일렀다. 류현진은 군미필자 10명의 이름을 되짚어보더니, 마침내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 중에는 자신보다 후배인 양현종(KIA)이 끼어있다는 걸 말이다.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