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미 PGA 챔피언스투어 포스코건설 송도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오른 러스 코크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5억원이 넘는 우승상금의 주인공은 결국 80cm 퍼트에서 갈렸다.
러스 코크란(미국·사진)이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열린 미 PGA 챔피언스 투어 포스코건설 송도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프레드 펑크(미국)를 꺾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1991년 PGA 투어 센텔 웨스턴오픈 우승 이후 무려 19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코크란은 12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708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펑크와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코크란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렸지만 환상적인 벙커 탈출로 핀 60c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펑크 역시 그린 오른쪽 벙커에서 세 번째 샷을 했지만 겨우 벙커를 넘겨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그린 밖에서 칩인 버디를 노렸지만 홀 왼쪽으로 지나가면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날렸다.
역전의 빌미는 앞선 마지막 18번홀에서 시작됐다.
펑크는 1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 거의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이 퍼트를 놓쳐 연장을 허용했다. 펑크는 이 퍼트로 2위 상금 27 만 달러(한화 3억1450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상금은 45만6000달러(5억3124만원)로 무려 18만6000달러(2억160 0만원)를 손해 봤다.
펑크의 실수를 틈타 역전 드라마를 쓴 코크란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고 펑크가 짧은 버디 퍼트를 남겨뒀을 때 ‘우승은 물 건너갔구나!’라고 생각해 장갑을 벗어 캐디를 본 아들에게 건네줬다. 그런데 펑크가 그 퍼트를 놓쳐 ‘기회가 나에게 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챔피언스 투어에 데뷔한 코크란은 생애 첫 챔피언스 투어 우승을 한국에서 따내면서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송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IMG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