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서도 헹가래받을 수 있을까? 2009 정기 연고전에서 연세대를 꺾은 고려대 선수들이 양승호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롯데 양승호 신임 감독은 해태와 OB에서 선수로 뛰었고, OB 스카우트와 수석코치, LG 감독대행 등을 역임했다.스포츠동아DB
2차 후보군에도 들지 않던 의외 인사
낙점 →사인 →발표…반나절 일사천리
구단 “젊은선수 능력 끌어낼 적임자”“팀과 팬이 원하는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21일 제14대 감독으로 양승호 고려대 감독을 선임한 것은 아주 뜻밖이다. 13일 롯데가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의 결별과 동시에 박영태 양상문 한문연 등 세 명의 코치와 계약 해지를 발표한지 8일만의 결정. 양 신임 감독이 “오전에 롯데의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로 ‘감독 낙점과 사인, 발표’는 반나절 만에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최종 결론은 양 신임 감독이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로이스터 감독과 결별한 동시에 유력한 신임 사령탑 후보로 롯데가 검토한 인물은 김재박 전 LG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뒤 갈매기마당에 ‘영입 반대 릴레이 서명운동’이 펼쳐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고, 감독 선임에 부담을 느낀 구단은 이후 방향을 틀었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 SK 이만수 수석코치, 박정태 롯데 2군 감독 등이 자천타천으로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양승호 신임 감독은 ‘후보군’에도 들지 않았던 ‘깜짝 카드’인 셈.
구단은 양 신임 감독이 비록 롯데와 전혀 인연이 없지만 두산과 LG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으로 쌓은 지도자 경력과 고려대 감독으로 재임하면서 좋은 평판을 얻은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롯데 구단 장병수 사장은 “선수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최대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뒤 “우리 롯데가 신임 양 감독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히 설명했다. 양 감독 역시 최고 성적을 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배재후 단장은 “팀과 팬이 원하는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분”이라고 신임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젊고 패기에 찬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새 사령탑으로 양 감독을 적임자라고 본 것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