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스포츠동아DB
SK 김광현은 2010년에만 최소한 3차례 김성근 감독(사진)에게 호되게 혼났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재활이 늦어져 중도 귀국할 뻔했고, 강진에 ‘유배’를 당한 적이 있으며 대구 호텔에서 감독방으로 불려가 몇 시간을 선 채로 훈계를 들은 바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을 잘 아는 이들은 “그것이 정(情)”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니다 싶으면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는 성미를 알기 때문이다. 이런 김 감독이 김광현의 소위 ‘얼굴 마비소동’에서 남몰래 애제자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현이 21일 갑작스레 얼굴 부위에 경련증세를 호소해 인하대 병원에 진단을 받으러 갔다는 보고를 전해들은 김 감독은 바로 주치의가 있는 서울삼성병원에 연락해 정밀진단을 받도록 챙겼다. 이만수 수석코치에 이어 두 번째다. 김광현은 두 군데 병원에서 “심각하지 않지만 안정을 취하라”는 진단을 받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바로 경기도 안산 부모님 집으로 가서 요양을 하기로 했다.
흔히 ‘얼굴이 돌아갔다’고 말하는 상태였다는데 하루가 흐른 22일 거의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한다. 원인은 스트레스성으로 알려졌다. 한국시리즈에서 과도한 중압감을 견디다가 긴장이 일시에 풀리면서 몸에 일시적인 이상이 나타난 듯하다는 해석이다.
SK는 최태원 그룹회장이 초대하는 22일 저녁 워커힐 호텔 축승회에서조차 김광현을 제외시키는 특별보호에 돌입했다. SK는 “25일 MVP 시상식 참석여부도 현재로서는 차도를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 사직구장에서 25일 개시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시점도 일단은 유동적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