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말하면 메이저리거는 비정규직이다. 소수의 스타급 선수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수입과 취업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지만 그건 극소수에 불과하다. 추신수 같은 경우에도 내년 시즌에 대하여 보장돼 있는 것은 없다. 물론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대박의 가능성도 있고 적지않은 연봉인상은 확정적이지만 비슷한 여건에서 시즌을 시작한 수많은 선수들은 곧 방출될 것이고 심한 경우엔 아예 유니폼을 벗게 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끝나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 때문인지 많은 선수들은 부수입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적게는 500 달러에서 많게는 억대로 치솟는 이들의 부수입 형태는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일까.
○사인회 :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스포츠 이벤트 업체의 의뢰를 시작으로 당일 행사까지 선수가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에이전트를 통해서 협상된 출연료가 주어지며 행사 당일 약 2시간 정도 참석하게 된다. 물론 선수의 성적과 인지도에 따라 출연료는 크게 다르다. 5선발급 선수 정도라면 적게는 1만 달러에서 많게는 3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두어 시간 사인회에 참석하고 웬만한 직장인 연봉의 절반 가량을 챙기는 것이다.
○물품 스폰서 : 선수들은 움직이는 광고 보드다. 물론 MLB 사무국의 제재가 있기 때문에 노골적인 광고는 할 수 없지만 은근슬쩍 광고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아무래도 스파이크와 글러브가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평균 수준의 메이저리그 선수가 챙길 수 있는 돈은 연간 아이템당 3만 달러 정도다. 물론 플레이오프나 월드시리즈 출전횟수에 따라 계약금의 50% 정도 보너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인센티브는 포스트 시즌에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ESPN매거진 같은 전국 스포츠 잡지의 표지 모델로 선정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라이선싱 : MLB 로고가 붙어 있는 모든 상품들을 통한 수입 또한 일부분은 선수들에게 지급된다. 선수노조를 통해 분배되는 이 수입은 선수경력에 따라 액수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경력 10년 이상의 선수에게 분배되는 이익금은 실력에 관계없이 3년차 유망주보다 더 많은 식이다. 또한 데릭 지터의 티셔츠가 많이 판매되지만 관련 상품의 수입은 지터의 몫이 아니라 모든 MLB선수가 나눠 갖게 되는 시스템이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MLB모자 라이선싱 관련 수익금도 상당 부분이 선수들 주머니로 돌아간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o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직원을 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twitter.com/danielkim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