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양승호 “아직 2군 멤버 헷갈려요”

입력 2010-11-03 19: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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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3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롯데-대표 연합팀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3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롯데-대표 연합팀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아무리 비공식이라고 하지만 말 그대로 끔찍한 데뷔전이다. 롯데 양승호 신임감독은 3일 사직에서 2군과 신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허허허” 웃은 뒤 “데뷔전은 무슨”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분명 롯데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였다.

경기 시작 직전 양 감독은 ‘데뷔전부터 막강한 상대를 만났다’는 취재진의 농담에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박정태 감독(롯데 2군)이 다 알아서 지휘할거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정태 2군 감독은 곧장 “감독님이 계신데 제가 무슨…”이라며 꽁무니를 뺐다.

아무리 연습경기라고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국내 최고 선수들이 모인 국가대표를 상대해야 하는 소름 돋는 상황에서 1·2군 감독은 웃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날 경기는 대표팀의 컨디션을 위한 순수한 연습경기, 감독의 역할은 사실상 크지 않았다. 그래도 감독은 역시 감독, 양 감독은 투수교체시기를 직접 챙기며 아시안게임대표팀이 연습경기의 효과를 100% 얻고 롯데 신인급 선수들도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철저히 배려했다.

그리고 경기 직후 양 감독은 꾸밈없는 표정으로 솔직한 고백을 남겼다. “솔직히 아직 2군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양 감독은 전날 상동에서 가진 첫 합동훈련에서도 선수들의 최근 시즌 성적과 프로필이 담긴 한국야구위원회(KBO)발행 가이드북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몰라도 아는 척하지 선수들 앞에서 가이드북까지 뒤적이다니, 권위와 체면보다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신임 감독의 철학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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