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후배들아, 난 오기로 성공했노라”

입력 2010-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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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이대호(롯데)가 4일 훈련 도중 새로 들고 나온 ‘O2’사의 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대호가 미트를 더 돋보이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은 친형인 이차호 씨가 직접 만든 제품이기 때문. 이대호는 “형이 얼마전 야구용품을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면서 “동생인 내가 홍보해야지, 누가 홍보하느냐”며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훈련도우미 경성대선수들을 향한 조언
“일종의 오기나 자존심이었던 거야.”

4일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훈련. 친구 추신수(클리블랜드)와 함께 대표팀 합류 이후 두 번째 특별타격훈련을 끝낸 이대호(롯데)는 훈련 도우미를 맡고 있는 경성대 야구부원들의 사인 요청에 친절히 응하면서 평소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너희들에겐 이런 좋은 선배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냐”면서 “그냥 넋 놓고 ‘아, 형들 잘 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저 형들이 뭐가 좋은지,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포함된 윤영환 감독 덕분에 경성대 야구부원들은 로테이션을 정해 대표팀 훈련을 돕고 있는데, 이대호가 평소 후배들에게 하고 싶던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추)신수랑 같이 운동할 때면 ‘아, 저렇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구나’ 항상 눈여겨보곤 했다. 프로에 와서도 좋은 선배들을 보고 공부하고 연습했다”며 “그렇지만 항상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라.‘내가 이 세상에서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그러면서 “난 고등학교 때까지 투수를 해서인지, 캐치볼을 할 때도 헌 공을 쓰지 않고, 항상 새 볼을 갖고 연습하려 했다. 미끄러운 새 볼을 갖고 게임을 하려면 평소에도 새 볼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었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세심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모든 건 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조언은 ‘오기와 자존심을 가지라’라는 내용. 이대호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좋아하는 프로선수들이 있었지만 난 누구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비록 어렸지만 나도 야구선수고 저 형들도 야구선수인데 굳이 내가 사인볼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종의 오기나 자존심이었던 셈”이라며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한 자신의 성공 비결이 ‘오기와 자존심’에 있음을 강조했다.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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