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권총 이유있는 초강세] 하루 100발 연습…광저우 백발백중!

입력 2010-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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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하루 훈련용 총알 100발 지급
1인당 총알비 1년에 1000만원 육박
연습탄 부족땐 사비털어 추가 구입도

박병택 등 노장투혼 후배들 큰 자극
한국 사격, 그 중에서도 권총이 대세다. 이 정도면 그냥 강한 게 아니라 ‘초강세’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전날까지 금메달 8개를 수확했던 한국 사격이 17일 광저우 아오티사격관에서 열린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에서 금메달 두 개를 더 땄다. 홍성환(27·서산시청)이 개인전에서 575점을 쏴 북한의 김정수(573점)를 밀어내고 우승했고, 단체전에서도 홍성환이 같은 소속팀의 장대규(34)·황윤삼(27)과 팀을 이뤄 합계 1708점으로 우승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금3·은7·동10)의 부진은 씻은 지 오래. 벌써 사상 첫 두 자릿수 금메달의 영광을 이뤘다.


● 스탠더드 권총의 ‘박병택 효과’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사격의 중심은 소총이었다. 하지만 권총에서 진종오(31·KT)라는 스타가 탄생하면서 지위가 역전됐다. 그를 멘토로 삼는 이대명(22·한체대)이 무섭게 뒤를 쫓았고, 자연스럽게 단체전 성적도 더 좋아졌다.

스탠더드 권총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박병택(44·울산시청)은 1990베이징아시안게임과 1998방콕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던 백전노장이다. 역대 국제대회에서 스탠더드 권총 메달을 가장 많이 땄고, 2006년 도하 대회에서도 장대규와 황윤삼을 데리고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사격 관계자들은 “박병택이라는 선수가 본보기가 되면서 후배들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 곁에서 지켜본 선수들의 기록도 향상됐고, 더불어 목표도 상향 조정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택이 자리를 비운 스탠더드 권총 단체전에 홍성환이 합류해 2연패를 이뤘고, 18일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는 다시 박병택과 홍성환이 장대규와 함께 마지막 권총 금메달을 조준한다.


● 1년에 총알에 쓰는 돈만 1000만원

다른 데는 돈을 아껴도 연습용 총알에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선수들도, 소속팀도, 대한사격연맹도 마찬가지다. 권총 훈련에 쓰이는 탄알은 개당 230∼240원 정도. 센터파이어 권총은 이보다 훨씬 비싼 1000원짜리 탄알을 쓴다. 선수들에게는 하루에 훈련용으로 100발 정도의 탄알이 지급된다.

선수 한 명이 기본적으로 1년에 1000만원에 육박하는 총알을 쓰는 셈이다. 물론 선수들이 무조건 하루에 100발까지만 쏴야하는 건 아니다. 훈련을 많이 해야 성에 차는 선수들은 사비를 털어 추가 총알을 구입한다. 센터파이어의 경우에는 더 부담이 커진다. 그럼에도 다들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이유. 정상에 서겠다는 원대한 목표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열매를 지금 맛보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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