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엔씨소프트, 창원 연고 9구단 무혈입성?

입력 2010-12-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야구광으로 소문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제9구단 창단에 뜻을 품고 한국야구위원회에 가입 의향서를 제출했다. 야구계는 두 팔을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몇 가지 극복해야 할 우려의 시선 역시 교차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엔씨소프트

9·10구단 동반창단 불거진 쟁점들 정리

매출50위 이내 중견기업-벤처기업 추정
KBO와 물밑작업 중…내달 이사회 심의
엔씨소프트의 전격적인 프로야구 참여 결정으로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창단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추가로 2개 기업이 창단을 타진하고 있어 한국프로야구는 이르면 2013년부터 10구단 체제로 확대재편될 전망이다.

KBO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신규로 프로야구 참여의사를 밝혀온 3개 기업과 물밑에서 활발하게 접촉하며 내년 1월 11일 열릴 정기이사회에서 9·10구단 동반 창단을 추진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사안의 성격상 공개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작업인 까닭에 신생구단 창단과 관련한 궁금증 또한 증폭되고 있다. 창단 유도과정에서 불거진 쟁점을 점검해본다. 크게 4가지다.▶엔씨소프트외 2곳은 어디?

매출50위 이내 중견기업-벤처기업 추정
KBO와 물밑작업 중…내달 이사회 심의

○10구단까지 동반 창단?…제2·제3의 기업 있나?


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24일 “엔씨소프트 외에 2개 기업은 내년 1월 11일 직전에 창단의향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창단의향서 제출시점을 놓고 사전교감을 나눴다는 얘기다.

이 총장은 “(당연히) 현재도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엔씨소프트가 창단의향서 제출 사실을 급하게 공표한 이틀 전에는 “엔씨소프트 외에 창단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나오면 가능하다면 내년 1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문제까지 함께 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에선 엔씨소프트를 포함해 3개 기업을 후보로 놓고 9구단 창단작업까지만 완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KBO 수뇌부의 발언과 관련 움직임은 어디까지나 2개 구단 동반 창단에 맞춰져있다. 추가 2개 기업은 매출 규모로 국내 50위 안의 중견기업과 엔씨소프트급의 벤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연고지 교통정리 필요성

3개 기업 모두 창원 희망땐 10구단 난망
울산·서울 불가능…수원·성남 등 거론

○엔씨소프트는 창원 연고 9구단 단독 후보?


KBO 유영구 총재는 2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엔씨소프트는 창원을 연고로 한 9구단으로 가고, 추가 2개 기업 중에서 (창원급의 도시를 연고로) 10구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얘기대로라면 엔씨소프트는 창원 연고의 9구단 단독 후보인 셈이다. 반면 이상일 사무총장은 24일 “정해진 건 없다. 창단의향서를 제출할 다른 기업에게도 창원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누구 말이 정확할까. 상식에 입각하면 해답이 보인다. 사무총장의 말은 원론에 충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3개 기업이 모두 창원만을 고집할 경우 창단작업은 9구단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창원 연고 확보에 실패한 측이 극단적으로는 발을 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9·10구단을 창단하려면 이처럼 사전 교통정리는 필수다.

KBO의 한 실무자는 24일 “엔씨소프트가 창원을 선점한 만큼 나머지 기업은 (창원을) 피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가로 창단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과 연고지 문제에 대해서도 사전조율해야 하는 KBO의 사정이 반영된 발언이다.


○10구단의 연고지는?

9구단이 창원으로 결정되면 10구단의 연고는 어디가 될까. 이는 어디까지나 창단을 추진하는 주체가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연고권은 의외로 복잡성을 띠고 있다. 야구규약 ‘제3장 참가자격 제7조 전용구장’은 “구단은 연도선수권대회, 한국시리즈 및 올스타전을 치를 수 있는 전용구장을 보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다. 적정 규모의 야구장을 갖춘 도시여야 프로야구단 유치가 가능하다.


▶가입금·연고분할 보상금은?

히어로즈, 8년전 SK 비해 130억 적게 내
신생팀, 기존 구단과 가입금 갈등 가능성


이상일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인구 100만 이상은 돼야 한다. 경기도 내의 수원, 부천, 성남, 고양 등과 울산 정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울산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창원에 9구단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도 배제될 전망이다. 이상일 사무총장은 “과거 현대가 서울에 입성할 때 구단주 총회에서 서울을 3개 구단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도 서울 창단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존 구단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벌써 롯데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의 3개 구단까지 적으로 돌리면 창단작업은 커다란 암초를 만나게 된다.


○가입금과 연고분할보상금은?

신생 구단은 의무적으로 KBO 가입금을 내야 한다. 2000년 SK는 250억원, 2008년 히어로즈는 120억원을 납부했다. 8년의 간격을 두고 액수차가 크다.

가입금의 규모를 놓고 기존 구단들과 신생구단들 사이에 자칫 불협화음이 터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신생구단이 기존 구단의 연고지를 파고들려면 연고분할보상금도 가입금과 같은 잡음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