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적인 육상 스타에서 이제는 ‘농구 선수 어머니’로 전력분석까지 하고 있는 백옥자 씨(위). 아래는 딸 부천 신세계 김계령. 스포츠동아DB
김계령의 전력분석관…왕년 투포환스타 ‘어머니 백옥자씨’
딸 경기 보며 신세계 3위 싸움 훈수
“서른다섯 전엔 건실한 청년 데려와”
“부천 신세계랑 용인 삼성생명이 21일 광주에서 맞붙거든. 신세계는 17일에 경기하고 3일을 쉬었고. 그런데 삼성생명은 19일 경기 끝나고 딱 하루 쉰 채로 광주에 온단 말이야. 저쪽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거야. 그러니까 이번이 절호의 기회야. 삼성생명 딱 한번 꺾으면 팀 분위기도 반전될 수 있지 않겠어?”딸 경기 보며 신세계 3위 싸움 훈수
“서른다섯 전엔 건실한 청년 데려와”
왕년의 육상 투포환 스타 백옥자(60) 씨가 목소리를 높인다. 한때 ‘아시아의 마녀’라는 별명을 달고 아시안게임을 호령했던 어머니는 농구선수인 딸 김계령(32·신세계) 덕분에 여자프로농구 전문가가 다 됐다.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훈계(?)를 늘어놓으면 김계령도 못 말린다는 듯이 웃어 버린다. “아유, 엄마가 내 전력분석관이네” 하면서.
백 씨는 18일 “다른 건 몰라도 여자농구는 매일 본다. 경기장에도 자주 가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금쪽같은 딸이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보는 게 엄마의 가장 큰 행복. 치열한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딸의 소속팀 걱정도 팀 관계자 이상이다.
“최근 두 경기를 가만 보면, 이겨도 겨우겨우 이긴 거야. 신세계가 잘한 게 아니라 상대가 못하더라고.” 전문가 뺨치는 날카로운 시선. 이제 웬만한 투포환 선수들 이름은 몰라도, 여자농구 정보는 줄줄이 꿰차고 있는 백 씨다.
최근에는 딸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다. 딸이 두 번의 국제대회에 참가했고, 시즌 개막 후에는 숙소에서 지내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번씩 집에 오면 피곤해서 잠에 곯아떨어지는 게 전부. 하지만 백 씨는 힘든 프로선수 생활을 잘 견뎌주는 딸이 대견할 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국체대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김계령은 백 씨의 권유로 박사 과정에 합격했다. 두번 낙방했지만 세번째 도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은퇴 후에는 박사 논문을 써서 학위까지 꼭 받을 계획이다.
딸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하지만 ‘매니저’인 엄마의 생각은 다르다. 부천대 생활체육학과 교수인 아버지 김진도 씨의 뒤를 이어 교단에 서는 딸의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백 씨는 “서른다섯 전에는 키 185cm만 넘는 건실한 청년을 만나서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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