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6개월간의 연구 끝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씨수말의 후대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사진은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에서 검사원이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습.
KRA,경주능력 유전자 67개 도출
단거리·중장거리형 미리 알수 있어
“검사 상용화되면 경마계 지각변동”
유전자 검사를 통해 씨수말 후손들의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단거리·중장거리형 미리 알수 있어
“검사 상용화되면 경마계 지각변동”
한국마사회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10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연구를 진행해 DNA칩으로 씨수말의 후대능력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 개발은 한국마사회가 2008년부터 진행한 말 유전능력평가 연구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생산 경험이 없는 마필의 후대 능력을 예측하는 방법은 혈통이나 통계적 예측모델을 사용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기법을 사용하면 훨씬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마라고 해도 미세한 유전적 차이로 후대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말의 22번째 염색체에 있는 한 유전자는 경주능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자 마커(marker·DNA 표지)는 AG형과 GG형으로 나뉘는데 GG형을 가진 씨수말의 후대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씨수말의 유전자형이 GG형이라면 AG형을 가진 씨수말보다 후대능력이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앞으로 태어날 말의 경주적성 거리를 파악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말의 18번째 염색체에 있는 한 유전자 마커는 평균 주행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AA형은 스태미나 형으로 중장거리형의 자마들이 태어난다.
GG형은 단거리에 뛰어난 스피드 형의 유전자로 대부분의 자마들이 단거리에서 경주능력을 발휘한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경주능력 유전자 67개를 도출해냈다. 이제 말의 피 몇 방울만 있으면 이 말이 단거리에 강한 말 혹은 중장거리에 강한 말을 생산할지, 자마들의 경주능력은 어느 정도나 될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모형은 240두의 유전자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올해 1000두 정도의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여 예측모형을 검증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마사등록팀 이진우 차장은 “한국은 IT와 생명공학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말 유전자 연구에서도 크게 앞서갈 수 있다. 유전자 검사기법이 상용화되면 한국경마는 물론 전 세계 경마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