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안익수 신임 감독이 부산 강서체육공원 내 클럽하우스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을 조련하고 있다.
“선수 위 군림해선 안된다”
안익수감독 분위기 확 바꿔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이범영(22)은 지난 시즌 팀 훈련 30분전이 되면 정신없이 바빴다. 물병을 옮기고, 아이싱용 얼음을 준비하고, 각종 훈련 장비를 막내급 동료들과 부지런히 날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부산의 훈련 풍경은 180도 바뀌었다. 선수들은 오직 훈련에만 전념하면 된다.안익수감독 분위기 확 바꿔
장비 담당이 따로 생겼다. 안익수 신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덕분이다. 확 달라진 부산 선수단의 훈련 풍경을 엿봤다.
● 솔선수범 & 소통
부산 선수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부산 강서체육공원 내 클럽하우스.
오후 훈련을 앞둔 2시35분. 안 감독과 백종철 수석코치, 이상윤 코치 등이 장비를 나르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낯선 풍경은 “지도자가 선수단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는 안 감독의 남다른 철학에서 비롯됐다. 안 감독은 부임 후 클럽하우스 1층 체력 단련실을 청소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걸레를 직접 빨아 구석구석을 훔치고, 각종 장비들을 깨끗이 닦았다. “코치는 솔선수범 리더가 돼야 한다.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한다.” 안 감독은 권위를 포기한 대신 제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훈련장이 늘 유쾌하다.
팬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썼다. 안 감독은 체력 단련실 옆 공간을 ‘팬 존’으로 꾸며 팬들과 선수가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안 감독은 “환경부터 바꿔야 했다. 선수들이 오직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도 시급했다”고 털어놨다.
● 희망 축구 & 생각하는 축구
부산 안병모 단장이 “안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주전으로 생각하게끔 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이른 바 ‘희망 축구’다.
안 감독은 “팀에 스타가 없다. 1, 2군 능력은 백지 한 장 차”라고 했다. 대개 축구 훈련 때 통상 주전의 상징인 조끼 착용도 안 감독은 여러 형태로 바꿔가며 스스로를 독려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항상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예전 부산이 팀 훈련을 한 시간 반가량 진행했다면 요즘은 두 시간으로 늘었다. 모두 미팅과 대화를 위해서다. 쉼 없이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먼저 생각하고 움직여라!”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이해부터 하라!”
부산의 한 선수는 “몸은 덜 피로한데, 머리가 피곤해졌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항상 생각부터 할 것을 주문한다. 생각을 하고 뛰면 이미 늦어버린다. 생각과 동시에 행동으로 옮기는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말한다. 올 시즌 부산 축구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부산ㅣ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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