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확 달라진 LG? 3D 야구의 힘!

입력 2011-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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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흔들어 놓은 과감한 더블스틸
한화전 실책 가장한 히트앤드런 작전
박종훈감독 “보여줄 것 많다” 자신감
올시즌 LG 선수단의 헬멧과 모자에는 ‘3D로 한판붙자’는 문구가 붙어있다. LG전자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시네마 3D TV’의 광고문구로, 3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모그룹의 의지다.

그런데 LG 트윈스는 이에 부합하듯 올시즌 ‘3D 야구’, 즉 ‘입체 야구’를 들고 나오면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선발 마운드의 강화와 타선의 응집력에 따른 결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겨우내 준비한 ‘3D 야구’가 곳곳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놀란 LG의 디테일 야구 진화


LG는 20일 1회부터 상대 선발 김광현을 쉴 새 없이 몰아붙여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점을 선취한 뒤 계속된 1사 1·3루. 1루주자 정의윤이 2루도루를 시도할 때 3루주자도 동시에 홈을 파고들었다.

누가 봐도 무리한 더블스틸 시도. 그러나 SK 포수 정상호가 2루로 던진 공은 키스톤 콤비가 커버 플레이를 하지 않는 실수로 중견수까지 굴러갔다. 추가득점과 1루주자의 3루진출. 공식기록원도 더블스틸과 실책으로 기록했다.

이를 떠나 LG의 과감한 더블스틸 시도에 대해 SK 김성근 감독조차 깜짝 놀랐다. 김 감독은 21일 “LG가 고급야구를 하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보면 두산 못지 않게 LG의 전력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인미스를 가장한 홈스틸? NO! 이것도 작전

이에 앞서 8일 대전 한화전. 8회초 1사 3루, 볼카운트 1-1에서 3루주자 서동욱은 홈으로 질주했고, 타자 박경수는 헛스윙을 했다.

이때 한화 포수 이희근이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뒤 미트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밀어 넣은 순간, 서동욱은 슬라이딩을 하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걸면서 서커스를 하듯 공중으로 뛰어올라 득점에 성공했다.

주자 또는 타자의 사인미스?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왔지만 타자가 못 보고 헛스윙을 했다거나, 3루주자가 스퀴즈번트 사인이 나지 않았는데 홈으로 돌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도 LG의 준비된 작전. 3루주자는 무조건 홈으로 달리고, 타자는 무조건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내야로 굴려 보내는 일종의 ‘히트앤드런’이었다. 기발한 작전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5개월간 준비한 LG의 ‘3D 야구’


LG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이어가는 5개월간의 지옥훈련을 실시했다. 여기서 이런 세밀한 야구를 준비해왔던 것이다. 박종훈 감독은 “유지현 코치 덕에 잔야구가 많이 늘었다”며 현역시절 ‘꾀돌이’로 불린 유 코치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5개월간 매뉴얼을 많이 준비했다. 우리 선수들 중에는 도루 능력과 작전 수행능력이 높은 타자들이 많다. ‘잔야구’를 위해서는 첫째 드릴을 설정하고, 둘째는 선수의 타이밍 체크와 반복훈련이 필요한데 그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발한 작전은 실패시 위험부담도 커진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실패했을 때의 아쉬움은 성공했을 때의 즐거움만큼 크겠지만, 게임을 통해 한 번씩 두 번씩 성공하면서 선수들의 작전수행 자신감도 더욱 커진 것 같다”면서 “전략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고 귀띔했다.

문학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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