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위기극복 한목소리
K리그가 온갖 루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하루가 멀다 하고 ‘누구도 관여하고 있다’는 루머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한 마디로 루머 공화국이다. 한낱 소문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퍼진 소문대로 승부조작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더구나 최근에 터져 나오는 소문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선수들이다.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는 지나칠 수 있어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들끼리는 훤히 안다. 이제는 그냥 모른 척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선수들 간 불신의 골도 일부 생겼다.
동료의 실수를 감싸기보다 의혹의 눈길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전 골키퍼 최은성은 “사건이 터지고 후배 골키퍼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라고 했다. 후배는 아니라고 했다. 난 믿고 싶었다.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해당 선수는 승부조작이 발각돼 결국 구속 됐다.
그러나 여기서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위기 타파를 외쳤다.
최은성은 “지금 솔직히 팀 분위기는 좋지 않다. 그러나 남은 선수들 모두 애써 신경 안 쓰고 추스르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수원 최성국 역시 “누군가 실수하면 그런 (승부조작으로 보는) 시각이 생기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수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남 골키퍼 이운재는 “피땀 흘려 노력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2군 선수들이 많이 연루된 것으로 아는데 환경이 어려운 부분도 본인이 이겨내서 1군 선수가 돼야 한다. 그래야 돈도 벌고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거다. 그런 선수들도 땀의 대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평창 |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