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12일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유소연은 10년 전 쓰던 퍼터로 퍼트 감각을 되살려 1년 6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초등학교때 쓰던 퍼터로 퍼트감각 되찾아
헌것보다 새것에 눈이 더 가는 건 당연한 일. 세련된 디자인에 향상된 품질의 새 제품을 보면 누구나 갖고 싶어진다. 그런데 골프에서만큼은 꼭 그렇지도 않다. 때로는 오래된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유소연(21·한화)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스카이·오션 코스(파72·6254야드)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1년6개월(2009년 12월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우승)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투어 통산 7승째.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유소연은 버디 9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로 펄펄 날았다. 코스레코드(종전 2008년 최혜용 7언더파 65 타)까지 갈아 치운 유소연은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역전 우승했다. 상금 1억원을 받아 상금순위 14위에서 5위(1억5800만원)로 뛰어올랐다.
일등공신은 10년 전 쓰던 고물 퍼터였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때부터 예전에 쓰던 퍼터를 다시 사용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썼던 퍼터인데 그동안 안 쓰다가 다시 사용하고 있죠. 그러면서 예전의 퍼터감각이 되돌아왔어요.”
프로골퍼에게 퍼터는 성적과 직결된다. 그래서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표현도 있다.
지난해부터 퍼트 난조에 빠졌던 유소연은 퍼트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여러 번 퍼터를 교체하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초등학교 때 쓰던 퍼터(오디세이 트라이핫 3번)를 꺼내들었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 퍼터는 너무 오래 써왔던 탓에 다 낡고 헐었지만 생산이 중단된 상태여서 그냥 쓸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고물 퍼터를 그대로 들고 나왔지만 오히려 그게 잃어버린 퍼트 감각을 되살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
모처럼 우승으로 미소를 되찾은 유소연은 “이젠 여왕이란 타이틀을 하나같고 싶다. 미국과 일본 Q스쿨을 신청해뒀는데 고민이 된다. 일단은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김혜윤(22·비씨카드)이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 아마추어 백규정(16·현일고1)이 11언더파 277타를 쳐 이명환(21·현대하이스코)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KLPGA
서귀포|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