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뭐 뇌경색? 광현아 이젠 괜찮니?”

입력 2011-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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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가 발칵 뒤집혔다. 김광현이 한 때 뇌경색을 앓았던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완료형일 뿐이다. 올시즌 부진의 이유는 어깨 등을 포함한 육체적인 이유에 있다. 만약 이 사실을 발설한 곳이 병원쪽이라면, 의료진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소임을 방기한 꼴이다. 스포츠동아DB

베이스볼 브레이크 | 김광현 뇌경색 쇼크…SK는 왜 숨겼나

□1 김광현 무슨 일 있었나
작년 안면마비 증세는 뇌경색 탓
완치됐지만 약 복용…후유증 없다

□2 SK 알고도 숨겼다, 왜?
뇌경색 알았지만 김광현 위해 숨겨
일본행은 검진 및 밸런스잡기 훈련
최근 부진은 뇌경색 때문이 아니다

일본에 가 있는 김광현이 19일 대구에 있는 SK를 발칵 뒤집어 놨다. 김광현이 ‘뇌경색 때문에 올시즌 부진에 빠졌다’는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야구계에 이런 저런 소문만 무성했는데 결국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다. 23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와 뇌경색은 도저히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어쩌면 지켜줘야 했던, 열리지 말아야 더 나았을 봉인이 떼어진 지금, 시간을 거슬러 진상에 접근해보자.


○부진 원인이 뇌경색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이야기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인 2010년 10월22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김광현이 ‘안면마비’로 긴급 입원을 했던 날이다. 이때 안면마비 증상의 원인이 뇌경색이었다. 이후 김광현은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마저 불참했다. 일체 두문불출했다. “김광현이 아프다는 얘기는 다 들었는데 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했다. 대표팀 불참 당시, KBO에 제출한 사유도 안면마비였다.

다행히도 안면마비의 사유인 뇌경색은 적시에 치료가 됐다. 김광현은 12월23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SK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 나타나 공식석상에 복귀했다. 이후 SK의 오키나와 재활캠프로 이동해 훈련에 돌입했고, 2011년 2월16일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투구에 들어갔다. 피칭 개시시점이 늦어진 점을 빼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까지 후유증은 없었다. 뇌경색의 특성상, 약을 복용했을 뿐이다.

김광현은 6월23일 광주 KIA전에서 147구를 던지고 1군에서 제외됐다. 5월11일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리고 7월12일 ‘미니캠프’ 목적으로 일본에 갔다. 그 전에도 일본에 수차례 검진을 다녀왔다. 그러나 뇌경색은 관계없었다. 일본에 간 이유가 곧 부진의 진짜 이유다. 그것은 어깨 등을 포함한 피지컬과 메카닉을 바로잡는 작업이다. 뇌경색은 과거완료형이다.


○SK는 왜 안면마비로만 발표했을까?

두 번째 논란은 사건 당시와 그 이후 SK의 발표내용이다. 복수의 SK 관계자는 “선수를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외부에 공개돼 젊은 선수 장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했다. 김 감독이 19일 보도이후까지 “뇌경색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민경삼 단장은 기자실까지 올라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병력공개는 선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의 인권이 걸린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선수의 프라이버시는 병원에서 흘리지 않는 한, 지켜진다고 믿었다. 김 감독과 민 단장이 “만약 (발설된 곳이) 병원이라면 징계감”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대구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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