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대로 다 이뤄지면 정말 행복할까? 삼성 류중일 감독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요즘 류 감독은 오히려 말한 대로 다 되는 일이 너무 많아서 무서울 지경이다. 감독이 되고 나서 첫 시즌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류 감독은 “5월까지만 5할 승률대로 버티면 6월부터 치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대로 됐다. 또 삼성이 한창 잘 나갈 때 선발진의 구위 저하를 염려하는 발언을 하자 바로 적중했다. 삼성은 6월23일 장원삼의 선발승을 끝으로 13연속경기 선발승이 없다. 또 “전반기를 승패차 +15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도 거의 맞아떨어졌다. 이쯤 되니까 힘이 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말이 힘을 만드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드는 모양이다. 류 감독은 전반기 최종전인 21일 SK전을 앞두고 “후반기부터는 어떻게 우리 선수단에 힘이 되는 예언을 해야 될지 고민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기 전승한다고 하면 다 비웃겠지?”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대구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