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장원준-사도스키. 스포츠동아DB
작년 시즌에도 전반기 마감때 승패차 ‘-3’
안정된 선발진·감잡은 방망이 대반격 준비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이제 또 한번 ‘후반기 매직’을 이뤄내는 일만 남았다. 전반기 막판 순위 경쟁상대인 4위 LG, 6위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잇달아 위닝시리즈(2승1패)를 챙긴 5위 롯데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후반기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전반기를 38승3무41패, 승률 0.481로 마쳤다. 승패차는 ‘-3’. 묘하게 4위로 가을잔치에 진출했던 지난해 전반기 마감시 승패차도 ‘-3’이었다. 당시 롯데는 42승3무45패를 기록했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지난해 롯데의 전반기 마감 순위는 4위였지만 올해는 5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반면 게임수가 더 많이 남아있다는 건 호재다. 지난해는 광저우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시즌을 일찍 시작했고, 롯데는 전반기에 올해 82게임보다 8게임이나 많은 90경기를 치렀다. 작년 후반기에 27승16패를 거둬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승률을 마크했던 점을 떠올리면 롯데로서는 지난해보다 많은 경기수가 남아 있다는 게 오히려 이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후반기는 그야말로 ‘롯데의 시간’이었다.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물 오른 방망이가 터져주면서 타구단을 압도하는 공수짜임새를 보였다.
더구나 5월 초 1위와 게임차 없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LG가 이달 들어 5승10패를 거두는 등 6월 이후 확실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롯데로선 무엇보다 반가운 일. 승패차 ‘+10’까지 갔던 LG는 전반기를 정확히 5할 승률로 마치면서 4위 LG와 5위 롯데의 간격은 이제 1.5게임차에 불과하다.
작년과 같은 롯데의 ‘후반기 매직’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7월 상승세의 밑바탕이 된 안정된 선발진과 ‘베스트 9의 힘’이다. 송승준 장원준 고원준 사도스키로 이어지는 1∼4선발이 무더위와 함께 탄력을 내고 있고, 단 한명의 공백없이 주전 멤버가 뒤늦게 모두 정상 가동되고 있는 타선 역시 믿을 만하다. 이대호 홀로 버티던 타선에 홍성흔, 조성환 등 베테랑들이 살아나며 상하위 타선이 골고루 힘을 내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롯데는 올시즌 짝수달(4·6월)에 부진하고 홀수달(5·7월)에 상승세를 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왔다. SK(26∼28일), 두산(29∼31일)으로 이어지는 사직 6연전을 잘 마무리하고 ‘짝수달 징크스’를 털어낸다면 롯데의 ‘후반기 매직’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