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홍철 “포지션 파괴자? 사실 구멍투성이 하하”

입력 2011-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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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홍철

작년 소개팅서 만난 여친, 무인도 가게되면 같이 ㅎㅎ
형들에게 장난을 많이 쳐서 별명은 ‘싸가지’

제2의 이영표? 솔직히 좋지만 부담이 더 커요
막내라서 괴로울 땐? 지면 눈치 보느라 아휴∼
성남 일화 홍철(21)은 스포츠동아 카카오톡 인터뷰 내내 신세대답게 톡톡 튀고 재간 넘치는 코멘트를 던졌다.


○몸 따로, 마음 따로

-어떻게 지내세요?

“요즘 마음은 꼴찌고, 머리는 기분 좋게 지내고 있어요. 우리 팀 성적이 하위권이다 보니 조금 안 좋은 것 같아요. 하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던데….”

-팀 막내죠?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요?

“제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뭔가 더 보여주려다 보니 오히려 더 망치는 느낌? 사실 그게 젤 아쉬워요. 어디서든 그렇잖아요. 잘하고 싶은데, 제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면 그게 가장 슬프죠.-_-;;”

-별명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어요.

“선배들은 ‘싸가지’라고 불러요. 제가 형들에게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데, 가끔 장난이 지나칠 때가 있나 봐요. 이영진 코치님께서 그렇게 절 부른 뒤 ‘싸가지’로 통한답니다. 맘에 들진 않지만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도 같아요. ^^;;”

-숙소에서 주로 뭐하고 지내요?

“숙소에서는 운동만 한다면 욕하시겠죠? 꼭 감옥에 있는 것 같아요. 어리고, 차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어서 계속 틀어박혀 있으니까 좀 아쉬워요. 낙이요? 분당 시내에 나가서 밥이나 먹고 들어오는 거요.”

-여자친구 있어요?

“(주저 없이) 예. 프로 입단해서 만났어요. 작년 7월부터 만난 여친 있어요. 소개팅을 해서요. 그냥 학생이에요.”


○멀티 포지셔닝의 주인공

-포지션 파괴 현상의 중심이에요.

“어려워요. 어려워. 지금은 운이 좋아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거지. 조만간 벤치까지 섭렵할 것 같아요. 요즘 비가 계속 오니까 슬럼프에 빠졌나 봐요.ㅋㅋ.” (주 포지션은 왼쪽 백이지만 요즘 윙 포워드로도 기용된다.)

-어느 포지션이 좋아요.

“왼쪽 풀백이 좋은데요. 사실 요즘 제가 서는 곳마다 구멍이에요. 공격에 서도 골을 못 넣으니까. 이래저래 도움을 주지 못하네요.”

-수비수로 변신한 계기가 있어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수비를 봤는데요. 저는 고교 때만 해도 왼쪽 측면 윙 포워드로 뛰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디펜스를 하고 싶더라고요. 막 볼을 빼앗고, 그런 게 재밌더라고요. 밑에서 볼을 빼앗아서 올라가면 재미를 느끼더라고요.^^”

-존경하는 분이 누구에요?

“원래는 김치우 형이었다가 장학영 형으로 바뀌었는데요. 두 분 모두 군대가서 이제 제 곁에 없는 것 같네요.”

-신태용 감독의 신뢰가 각별합니다. 뭐라고 해요?

“올림픽 예선 다녀왔다고 ‘히뜩’ 거리지 말라고 하세요. 그런 적 없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김도훈 코치님이 정말 무서워요. 한 번 욱하기 시작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제가 게임 못하면 가끔씩 한 마디씩 하시죠. 욕하는 건 아닌데, 정색한 표정으로 ‘똑바로 하라’고 하면 무서워요.”

-그래도 이영표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잖아요.

“솔직히 좋긴 좋은데, 그래도 부담이 큰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제2의 이영표’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제는 어디(대표팀)에 들어가도 ‘제2의 이영표’는 없어요. 김영권 형이 있으니까. 여기(축구계) 사람들 정말 냉정한 것 같아요.TT.”


○분위기 메이커

-막내라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뭐예요?

“막내인데, 물 떠오는 대신 뛸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겁고요. 근데 막내라서 게임에 지면 정말 힘들죠. 분위기에, 눈치에 아휴.”

-내게 신태용 감독이란?

“형이라 부르고 싶은데, 정말 말발 좋은 것 같아요. 언론 인터뷰만이 아니에요. 못해도 잘했다고 하는 여유, 잘했을 때 못했다고 지적하는 모습. 오히려 정말 배울 게 많아요. 그래도 칭찬이 훨씬 많죠.ㅋ”

-무인도에 가지고 가고 싶은 3가지는요?

“무인도에 가는데, 이런 생각하지 않았는데. 여자친구 데려가야죠. 축구공이랑 축구화요. 거기에서 물고기 회 떠먹으면서 축구나 해야죠. 강하게 되돌아오려면.”

-혹시 해외 진출은 생각 없어요?

“항상 꿈만 꾸고 있어요. 가끔 꿈을 꿔보거든요. 근데, 이젠 꿈도 안 꾸고 있어요. 어서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홍철은?

▲생년월일 : 1990년 9월17일 ▲신체조건 : 176cm 67kg ▲학력사항 : 풍생고-단국대 ▲경력사항 : 2010년∼현재 성남 일화 / 39경기 5골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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