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강민호
“감독님, 저 집에 좀 보내주세요.”
7일 사직 삼성전을 앞둔 훈련 시간. 롯데 강민호가 양승호 감독에게 다가와 대뜸 “집에 좀 보내달라”고 말했다. 진지한 말이라기보다는 장난이 섞인 농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다소 생뚱맞은 요구를 하는 통에 양 감독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강민호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조금 전에 집에 전화했더니 베란다가 활처럼 휠 정도로 비바람이 무섭게 몰아친다고 하더라”며 “창문 붙잡아야 한다고 하길래, 제대로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제주도가 태풍 무이파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피해를 볼 까 두렵다는 말.
그제서야 강민호의 농담을 알아 챈 양 감독은 “‘김 여사님’은 편안하시냐”고 먼저 어머니(강민호는 어머니를 ‘김 여사’라고 부른다)의 안부를 물은 뒤 “베란다가 활처럼 휜다고? 그동안 돈 벌어 콘크리트 안 깔아 드리고 뭐 했냐”고 역공(?)을 가했다. 강민호는 ‘괜한 말 했다’는 듯 갑자기 꼬리를 내리더니 머리만 긁적였다.
사직 |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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