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에 거센 ‘치맛바람’

입력 2011-09-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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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경마공원에 ‘여성파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왼쪽)와 김혜선 기수가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마사회

■ 경주 연속우승 ‘여성콤비’ 화제

김혜선, 신장 150cm ‘슈퍼땅콩’ 기수
기승술·승부기질 탁월…올해 23승

이신영, 7월 한국최초 여성 조교사
데뷔 3개월만에 6승…승률도 1위


남자들이 판치는 경마계에서 연속 우승으로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찰떡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14조)와 김혜선 기수가 그 주인공이다.

9월 24일(토)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진 1000m 제4경주에서 ‘빌롱투존’에 기승한 김혜선 기수는 다소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4코너 이후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우승했다. 이신영 조교사의 ‘빌롱투존’은 12마리의 출전마 중 인기순위 7위에 그친 비인기마였다. 깜짝 우승에 성공하면서 쌍승식 148.4배를 기록했다. 이어 12경주에서 김혜선 기수는 ‘블루차밍(14조)’에 기승해 역시 막판 뒷심으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경마사상 최초로 여성 조교사와 기수가 한 조를 이뤄 우승행진을 하는 명장면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신영 조교사는 “처음으로 직접 발굴한 ‘빌롱투존’에 여성 기수 후배가 기승해 우승한 것이 너무 기쁘다. 김혜선 기수는 임기응변이 능하고 플레이가 영리해 앞으로도 믿고 말을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이신영 조교사의 팬이었다는 김혜선 기수는 신장이 150cm에 불과하지만 ‘슈퍼땅콩’이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다부진 기승술과 타고난 승부기질로 유명하다. 올해 23승을 달성해 서울경마공원 최고의 여성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7월에 한국최초의 여성 조교사로 데뷔한 이신영 조교사는 3개월 동안 6승을 거둬 승률 33%를 기록 중이다. 특히 9월 한 달간 7전 3승을 몰아치며 승률 42.9%로 조교사 승률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중 9월에 거둔 3승이 김혜선 기수와 합작한 승리였다.

한 경마전문가는 “한국경마계에도 ‘우먼 파워’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신영 조교사와 김혜선 기수의 경우 웬만한 남자보다 뛰어난 기승술과 지략을 바탕으로 활약하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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