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하고 있는 절친 김영권(왼쪽)과 홍정호는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도 같이 뛰겠다는 다짐을 함께 했다. 두바이(UAE)|윤태석 기자
■ ‘갈치’ 홍정호-‘화이바’ 김영권 절친노트
亞게임 4강 UAE에 무릎…날아간 금메달 꿈
“대표팀, 월드컵 가는 길 방심은 없다” V 다짐
기성용(22·셀틱)과 이청용(23·볼턴)은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한 몸으로 통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서로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위해 항해 중인 조광래호에도 ‘영혼의 파트너’가 있다. 홍정호(22·제주)와 김영권(21·오미야)이다. 홍정호 가는 곳에 늘 김영권이 있다. 5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 뫼벤픽 부르 두바이 호텔에서 ‘단짝’을 만났다.
● 화이바와 갈치의 우정
홍정호가 김영권에게 “화이바”라고 하면, 김영권은 “갈치야”라고 응수한다. 화이바는 헬멧을 뜻하는 비어. 김영권 머리가 크다고 생긴 별명이다. 홍정호는 제주도 출신이라 고향 특산품인 갈치가 됐다. 모두 올림픽대표팀 김태영 코치가 지었다.
김영권이 “머리 크지 않은데”라며 갸웃하자 홍정호가 웃음을 터뜨렸다. 둘은 2009년 U-19대표시절부터 친해졌다. 홍정호는 제주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김영권은 전주 토박이라 학창시절에는 전혀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
청소년팀에서 중앙수비수로 늘 호흡을 맞췄고 성격도 비슷해 금방 가까워졌다. 김영권은 “어쩌다 보니 내가 하는 거 정호가 하고 있고 정호가 하는 걸 내가 하고 있더라”며 맞장구 쳤다. 서로의 장단점을 꼽아 달라고 했다.
홍정호는 “영권이는 슛도 좋고 킥도 좋고 빠르고 기본기도 좋다. 그런데 굳이 단점을 말하면 헤딩에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권이 머뭇거리자 홍정호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순간 실수하는 게 내 단점이다”며 자폭(?)했다. 그제야 김영권이 동의했다. 이어지는 홍정호의 한 마디. “내가 실수하면 꼭 골을 먹는다. 그런데 그 뒤에 늘 영권이가 있다. 그 때는 왜 미리 막아 주지 못했냐며 원망하기도 한다.”
● UAE 필승
둘에게 11일 상대하는 UAE는 남다르다. 작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UAE에 연장 종료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홍정호와 김영권의 금메달과 병역혜택도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1년 전 아픔에 연연하지 않는 듯 했다. 홍정호는 “다 끝난 일이다. 특별한 감정 없다. 부담 가지면 더 안 된다. 방심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가졌다. 김영권 역시 “작년에 져서 이번에 이겨야겠다는 건 아니다.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라 꼭 승리해야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둘은 2014브라질월드컵 때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홍정호는 “월드컵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둘이 같이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고 기대를 보였다. 김영권이 이 말을 받았다. “우리 둘 다 어떻게 해야만 월드컵 나갈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다.” 말 하는 거나 행동하는 거나 천상 ‘단짝’ 맞다.
두바이(UAE)|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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