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의 미야자키 화두 “제구!”

입력 2011-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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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제구력=정상급 투수!’ KIA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왼쪽)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에서 윤석민, 한기주, 김진우 등 투수진의 제구력 향상을 첫 번째 목표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스포츠동아DB

“3000구 투구…투수왕국 재건” 부푼 꿈
“윤석민 몸쪽 승부 보완땐 슬라이더 배가”
한기주·김진우, 불안정 제구력 극복 맹


‘SUN’을 만난 KIA 투수진 어떻게 진화할까.

KIA 투수들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훈련에서 본격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3000구 투구’를 주문한 선동열 감독은 “투수들의 제구력 향상이 가장 큰 목표다”고 밝혔다.

KIA의 연고지 광주는 전통적으로 강속구 투수를 많이 배출해온 곳이다. 이제 연고 1차지명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KIA 투수진에선 정통파가 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제구력이 정교한 투수는 많지 않다. 포수 차일목은 “가장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는 서재응 선배”라고 말한다. 서재응은 KIA 우완 투수 중 가장 공이 느린 편이지만 빼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몸쪽 승부를 즐겼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승2세이브를 기록했다.

선 감독이 마무리훈련과 내년 초 스프링캠프를 통해 제구력을 갖춘 강력한 투수진 구축을 목표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훌륭한 자원이 풍부한 만큼 제구력을 더해 투수왕국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다.


● 윤석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까?

일본으로 떠나기 전 선 감독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투수들의 제구력 향상 훈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캠프에서 수천 개씩 공을 던지며 제구력을 쌓는다”며 주니치 베테랑 투수 야마모토 마사(46)의 이름을 꺼냈다.

“나보다 2∼3년 후배인데 아직 현역이다. 홈에 공을 올려놓고 던지면 10번 중 7∼8번을 맞힐 정도로 제구가 뛰어나다. 스피드보다 볼끝과 제구가 중요하다.

삼성에서 감독을 하며 KIA에 탐나는 투수가 참 많았다. 함께 훈련하며 제구의 중요성을 강조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MVP 수상 직후 “‘국보’라 불리는 선 감독을 만나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윤석민이 여럿 있으면 교체 없이 맡겨놓고 얼마나 편하겠느냐”고 칭찬하면서 “몸쪽 승부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면 훨씬 뛰어난 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몸쪽 승부를 위해 제구력을 더 가다듬으면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기대되는 한기주&김진우의 진화!

한기주와 김진우는 ‘제2의 선동열’이 될 재목이라는 기대 속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수술과 공백을 거쳐 올 시즌 말 1군 무대에 돌아온 한기주와 김진우 모두 제구력이 안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한기주는 상체 위주의 피칭 탓에 볼끝이 무뎠고, 김진우는 직구 제구에 문제를 드러냈다. 선 감독은 훈련을 통해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윤석민이 더 진화하고 한기주가 2∼3선발, 김진우가 마무리 후보가 될 수 있다면 2012년 KIA는 훨씬 더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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