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음주”…실족사 가능성

입력 2012-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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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현장이었던 충남 예산의 한 콘도에서 두산 신인 이규환이 숨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 고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만이 남아있다. 예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두산 이규환 사망 왜?

콘도 지하1층서 발견…벽에는 부딪친 흔적


경찰 “오늘 부검 실시…결과 보름 뒤 나와”
유족들 “관리도 못할 거면 소집은 왜 했나”


“‘제가 프로에 갔으니 이제 차 한 대 사시라’던 아들이었는데….” 아버지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 오열할 뿐이었다.

두산 신인 이규환(22·사진)이 10일 오전 9시경, 2012시즌 신인선수들의 교육이 진행 중이던 충남 덕산의 한 콘도 건물 지하 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신인 140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야구 선수 소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예산경찰서 관계자는 “이규환이 10일 새벽 2시 반까지 6층에서 4∼5명의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음주로 인한 실족사에 무게를 뒀다. 이두환이 자신의 숙소인 3층으로 내려오다 변을 당했다는 추정이다. 이 관계자는 “1∼2층 사이의 벽 등이 깨져있는 것으로 보아, 한번 걸린 뒤 (지하1층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관계자는 “11일 부검을 실시하며, 그 결과는 보름에서 한 달 뒤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10일 프로야구 신인선수 교육현장인 충남 예산 리솜스파캐슬 덕산의 콘도 건물에선 두산베이스 선수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 이영효씨가 사건 현장을 보고 있다. 예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유족들은 KBO의 선수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했다. 고인의 작은아버지 이재효 씨는 “조카는 이미 두산에 입단한 프로선수이고, 소양교육도 넓게 보면 훈련의 연장선상 아닌가”라면서 “‘머리 큰 애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하지만,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이런 자리 자체를 만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의 아버지 이명효 씨는 “계단 난간이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도 안될 만큼) 너무 낮아 위험하다. 몸이 휘청이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며 숙소 시설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O관계자는 “음주 문제에 대해서는 수차례 주의를 줬는데 안타깝다.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10일 시신을 예산 삼성병원에 안치했고, 자세한 장례 일정은 11일 부검 이후 결정할 예정이다.

예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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