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삼 감독 “이 절박함…더 울수도, 물러설 곳도 없다”

입력 2012-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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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 투지에 박수…김천재 70점 정도 활약”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 이후 KEPCO 신춘삼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죄송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낸다. 19일 현대캐피탈전을 마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신 감독은 “더 울 수도 물러설 곳도 없다. 부모 형제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 생각에 빠져있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한다. 이 상황이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선수들과 함께 더 단결하고 분발해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너무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도 봤다고 했다. KEPCO는 이날 백업 멤버들 위주로 경기를 치르면서도 2세트를 28-26으로 따내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발휘했다. 고육지책으로 투입한 김천재 세터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는 것이 신 감독의 평가다. 신 감독은 “어제 단 하루 연습했다. 본인에게도 갑작스럽고 무리한 요구였을 것이다. 그동안 손발을 맞춰본 적도 없고,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며 70점 정도는 주고 싶다”고 밝혔다.

신춘삼 감독은 만년 하위팀인 KEPCO를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다투는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어려움을 맞았지만 “이 절박함을 강한 승부욕으로 이끌어내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수원 | 원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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