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GK에 컴퓨터 킥 특명 왜?

입력 2012-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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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이 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대표팀 골키퍼들에게 이례적인 킥 특훈을 지시한 가운데 21일 정성룡(가운데)이 김풍주 코치와 개별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손 보다 발’ 최강희표 경제축구

실속 없는 롱킥 대신 정확한 패스로 볼 점유율 UP!
김영광·정성룡·권순태, 공뺏기·패스 발기술 연마
청백전선 2인자 김영광 기용…GK주전경쟁 불 댕겨


‘손보다 발을 더 잘 써야 한다.’

최강희호에 승선한 골키퍼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골키퍼는 11명의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손을 사용한다. 그러나 대표팀 김풍주 GK 코치는 김영광(울산)과 정성룡(수원), 권순태(상주)에게 “손보다 발을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고 있다.


GK 특별훈련

대표팀은 19일부터 전남 영암 현대사계절축구장에서 소집 훈련 중이다.

소집 이틀째인 20일부터 김풍주 코치와 골키퍼 3명은 필드 플레이어들보다 30분 이상 일찍 나온다. 김 코치가 최강희 감독에게 건의해 골키퍼들만의 특별훈련이 시작됐다.

훈련 모습이 조금 독특하다.

골키퍼 훈련은 코치가 슛을 때리거나 크로스를 올려 주면 선수들이 막고 잡는 패턴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김영광, 정성룡, 권순태는 이 밖에 짧은 거리에서 인사이드 패스를 주고받는 훈련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3대1 공 뺏기 게임도 한다. 3명이 패스를 하면 술래 1명이 공을 빼앗는 것으로, 패스와 트래핑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필드 플레이어들이 늘 하는 훈련이다. 골키퍼들이 하는 건 드문 일이다.

최 감독이 선호하는 플레이와 연관이 있다. 최 감독은 볼 소유를 중시한다. 짧은 패스로 수비에서부터 미드필드를 거쳐 공격진영으로 연결해 찬스를 만드는 것이다. 골키퍼가 아무 의미 없이 뻥 차내는 것은 금물. 이를 위해 골키퍼들도 기본적인 패스와 트래핑 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영광은 “골키퍼에서 수비로 연결돼 풀어나가는 걸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다. 김 코치께서 발을 잘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늘 말씀 하신다”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이 골키퍼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영암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GK 주전경쟁 승자는

김영광과 정성룡의 피 튀기는 주전경쟁도 관심을 끈다.

최근 대표팀 붙박이 수문장은 정성룡이었다. 남아공월드컵 때 선배 이운재(전남)와 경쟁에서 승리한 후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전임 조광래 감독 때도 전 경기를 뛰었다. 김영광은 대표팀에 늘 부름을 받았지만 경기에는 못 나가는 2인자 신세였다.

최강희호에서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최근 훈련 도중 실시한 자체 청백전에서 김영광이 주전 조 골문을 지키자 취재진들은 주전교체의 신호탄이 아니냐며 술렁이기도 했다.

코칭스태프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최 감독은 “어느 포지션이든 경쟁해야 한다. 골키퍼는 김풍주 코치에게 전적으로 다 맡겼고 의견을 존중 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김풍주 코치 역시 “둘 다 장단점이 있고 프로다.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25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주전 수문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영암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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