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기자의 추신수 스토리] 왕년의 스타 벨 만나 추억의 웃음꽃

입력 2012-03-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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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D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스프링캠프인 플레이어 디벨롭먼트 콤플렉스에 알버트 벨이 찾아왔다. 클리블랜드 왕년의 스타플레이어가 옛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추신수(사진)는 벨과 만나는 것을 기대한 선수 중 하나였다. 벨은 199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 파워 히터 중 한 명이었다. 또 벨은 야구선수로서의 성공만큼 다혈질 성격으로 유명했다. 9시즌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6명 중 하나였다. 1995년에는 단일 시즌에 50홈런과 50개 2루타를 쳐낸 최초의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주 미디어에 무례하게 굴었고, 툭하면 주먹질을 했다. 방망이를 휘둘러 클럽하우스를 부수기도 했고, 할로윈데이에 그의 집을 파손한 아이들을 쫓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벨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95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일어났다.

벨은 1994년에 코르크 배트를 사용한 것이 발각돼 출장정지를 당했다. 이런 그가 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홈런을 치자 보스턴 감독 케빈 케네디는 심판에게 홈런을 친 방망이를 검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것이 코르크 방망이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리그 보비 브라운 의장은 즉시 조사를 명령했지만 그것은 깨끗한 방망이로 드러났다. 그리고 벨은 보스턴 덕아웃 쪽에다 이두박근을 과시하듯 보여주는 것으로 응답했다. 그의 홈런은 근육의 힘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 장면은 클리블랜드 구단 역사에서 유명한 순간이다. 추신수도 알고 있었다. 추신수는 29일(현지시간) 훈련장에서 벨을 보자 바로 그를 알아봤을 뿐만 아니라 그 장면을 기억했다. 추신수는 벨을 본뒤 팀 동료와 함께 연습장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더니 멈춰 서서 마치 벨이 1995년에 그랬던 것처럼 이두박근을 드러냈다. 벨은 그런 모습을 아주 재미있게 바라봤다.

이것은 현재의 메이저리그 스타인 추신수가 진심으로 벨의 팬이라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라고 전부 그 상황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추신수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추신수와 벨은 그 순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MLB.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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