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LG 투수 박현준(앞에서 두번째)이 2일 대구지검 강력부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은 후 수사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대구|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배구 승부조작 2명 영장 기각 계기
검찰, 죄질 중하지 않을 땐 신청안해
무혐의 아닌 불구속상태로 수사 계속
검찰이 박현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일 아침 소환된 박현준(26·LG)은 약 7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오후 6시, 귀가 조치됐다.
박현준은 오전 9시 40분경 검찰에 출석해, 오전 11시경부터 대구지방검찰청 별관 1106호 마약수사사무관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박현준이 수사에 협조적”이었다며 “애초부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 와 소환이 이루어진 점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의 법조 관계자는 승부조작에 연루된 현역 프로배구 선수 박준범(24), 임시형(27·이상 KEPCO)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법원이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다. 단순 가담 등 혐의가 중하지 않을 경우엔 앞으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해 보면, 박현준에 대한 영장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그의 혐의가 단순 가담이며 죄질도 중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선수 포섭 등 공범이 있을 경우, 그 공범과 말을 맞출 우려가 있을 경우에 한해 검찰의 영장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여 왔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검찰은 불구속 상태에서도 수사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준이 무혐의로 풀려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무혐의라고 하면 그가 수사에 협조적이었다는 말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는 경기조작을 제의한 자에 대해 진술하거나, 필요할 경우 대질신문을 하기 위해 향후 몇 차례 더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의 핵심 혐의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은석 대구지검 2차장검사는 2일 오후 2시, 2층 상황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김성현(23·LG)과 문성현(21·넥센)에 대한 검찰의 조치를 설명했다. 그는 문성현에 대해 “조사 내용을 검찰에서 공개할 수는 없으나, 언론 보도를 참조해도 좋을 듯 하다”며 “향후 재소환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문성현은 검찰 조사에서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수상한 제의를 하기에, 바로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다”는 요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