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왼쪽)-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3일 대구구장에서 치른 자체 연습경기에서다. 3회말 백팀 공격 1사 1루서 등장한 3번 이승엽이 우전안타로 찬스를 1사 1·2루로 이어가자 4번 최형우가 우측 펜스 너머로 4-4 동점아치를 그렸다. 이승엽과 최형우를 비롯한 3명의 주자가 차례로 홈을 밟는 모습을 지켜보며 김성래 수석코치는 “셋이 사이좋게 (덕아웃으로) 들어오니 보기 좋네”라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평가전에 출장이 뜸했던 이승엽은 이날 류중일 감독의 지시로 경기상황과 무관하게 모두 7차례 타석에 들어서 2루타 2방을 포함해 3안타 1타점을 올렸고, 최형우는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지난해 타격 부문 3관왕(홈런·타점·장타율)다운 위용을 뽐냈다. 연습경기 후 류 감독의 표정은 유독 밝았다. 류 감독은 “2000년대 초 이승엽, 마해영, (틸슨) 브리또가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을 때는 경기 초반에 장타로 쉽게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승엽과 최형우가 시즌 때도 오늘 같은 패턴으로 해주면 초반에 일찍 점수차를 벌려 쉽게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공격야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스윙폼을 교정하느라 아직은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승엽이 최형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면 삼성으로선 금상첨화다. ‘질식불펜’에 이은 새로운 승리공식, ‘LC포’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