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석, ‘독사같은 독기, 수비왕 만들다’

입력 2012-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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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레프트 곽승석은 국내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 석진욱(삼성화재)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곽승석,
레프트인 그가 리베로 제치고 역대 첫 수비부문 1위가 된 이유



지난해 신인왕 놓치고 챔프전서 완패
아쉬웠던 만큼 큰 공부…냉정함 배워
“수비 리시브가 돼야 공격도 풀린다”
비디오 보며 선수들 공격 습관 연구


배구의 레프트는 수비와 공격, 서브와 블로킹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 인정받는 포지션이다. 그만큼 어렵다. 대한항공의 프로 2년차 곽승석(24·레프트)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며 소속 팀의 정규리그 2위에 앞장섰다. 특히 그는 올 시즌 남녀를 통틀어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리베로가 아닌 선수가 수비 부문(리시브와 디그 포함) 1위(세트당 7.3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리시브 부문에서도 국내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 석진욱(삼성화재)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챔프전 완패가 보약 됐다

곽승석은 지난 시즌 수비형 레프트로 맹활약하며 소속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박준범(KEPCO)에게 1표차로 신인왕을 놓쳤다. 곽승석은 “솔직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평생 한 번 뿐인 신인상을 놓친 것도 아쉬웠지만, 챔프전에서 삼성화재에 완패한 것이 더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더 잘하고 싶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스스로를 믿고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지난해 챔프전은 좋은 경험이었다. 아쉬웠던 만큼 큰 공부가 됐다. 그 덕분에 이번 시즌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냉정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다.”

경기를 읽는 시야가 더 넓어지면서 곽승석은 수비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격 부문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난 시즌 곽승석의 공격 포인트는 30경기 156점(공격 116, 블로킹 27, 서브 13)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32경기에서 288점(공격 228, 블로킹 39, 서브 21)을 올렸다. 공격력이 85%나 향상된 셈이다.

곽승석은 “힘을 빼고 가볍고 빠르게 때리려고 한 것이 더 잘 통했다. 챔프전에 간다면 올해는 삼성화재에 결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뼈아픈 경험은 지난해만으로도 충분하다. 정규리그에서도 삼성화재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길 자신이 있다”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스스로를 믿어라

곽승석은 올 시즌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에게 ‘자신을 믿어라’라는 조언을 가장 많이 들었다. 프로선수에게 자신감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서브 리시브 연습을 한 순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리시브가 돼야 공격도 풀리기 때문이다. 최부식 선배와 평소 대화를 많이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코트 안팎에서 서로 의지가 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수비 부문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철저한 준비였다. 그는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길목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다. 비디오를 많이 보면서 어떤 선수가 어떤 코스로 볼을 많이 때리는지 습관을 기억하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테크닉과 감각이 있는 선수다. 성실하고, 승부욕도 있다. 석진욱과 비교해도 블로킹과 공격 능력에서는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서브 캐치를 조금 더 섬세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뛰어난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승석은?


○생년월일 : 1988년 3월23일
○신장 : 190cm 체중 : 80kg
○포지션 : 레프트
○출신교 : 동래중/ 부산동성고 / 경기대
○입단년도 : 2010∼2011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 지명
○올 시즌 주요 성적 : 수비 1위, 리시브 1위, 시간차 3위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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