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DB
김병현에게 바라는 것? 후배들에게 좋은 멘토역
꽃중년 이라고요? 감독들중 얼굴은 중간 정도
‘야왕’ 별명 탐나…멋진 별명 하나 만들어 주세요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이택근을 불러들이고, 메이저리거 김병현까지 영입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선수를 팔아 연명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 속에 지난해에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히어로즈지만 이제 공격적 투자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상실감에 빠졌던 팬들도 점차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넥센 김시진(54) 감독은 트위터 인터뷰를 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읽어냈다. 사령탑으로서 팀 재건에 대한 책임감도 다시 한번 느낀다고 했다. 김 감독이 직접 뽑은 친필 사인볼의 당첨자는 @mong3523, @minha1990, @heroesupdate 등 3명이다.
-잠실에서 실제로 가까이서 보고 반한 1인입니다. 감독님 자신이 멋있는 걸 알고 계시나요?(@mong3523) 완전 완전 꽃중년이세요!!! 전 LG 팬인데도 감독님이 너무 좋아요. 9개 구단 감독님들 중 외모 순위는 몇 위라고 생각하세요?(@minha1990)
“하하하. 멋있는 거는 잘 모르겠고요. 팬들 앞에 나설 때는 단정한 모습 보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외모 순위요? 글쎄요. 중간 정도는 안 되겠어요? 하하하.”
-히어로즈가 최근 꽃미남 군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히어로즈서 잘 생긴 선수 꼽아주세요(@braqjsb)
“꽃미남이라는 평가를 듣는다는 것 자체는 거부반응이 없다는 뜻이니까 좋은 얘기죠. 실제로 우리 팀 잘 생긴 선수 많습니다. 심수창 김민우 김민성 이택근 등등. 숨어있어서 그렇지 2군에도 인물 좋은 선수는 많아요. 하하.”
-꼴뚜기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SoulFelling)
“싫지는 않아요. 별명이라는 것은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불리는 거잖아요. 원래 어릴 때 제 별명은 ‘와리바시(나무젓가락)’였어요. 몸이 마르고 일자로 뻗어있었기 때문이죠. 사실 ‘꼴뚜기’는 친구 별명이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야구를 그만뒀는데, 선배들이 별명을 착각해 저한테 ‘꼴뚜기’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제 별명이 돼 버렸어요.”

이택근을 불러들이고 김병현을 영입했다. 선수를 팔아 연명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출발하는 넥센. 사령탑 김시진 감독도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를 통해 팀 재건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작은 사진은 친필 사인볼을 들고 있는 김 감독의 모습. 스포츠동아DB
-여태까지 트레이드됐던 선수 중 한명만 부른다면 누굴 부르시겠어요?(@merong_merong_)
“다 데려오고 싶죠. (한참 생각하더니) 인간적인 면에서는 송신영이를 데려오고 싶은데 팀 전력으로 봤을 때는 황재균을 데려오고 싶네요.”
-올 시즌 김병현 선수에게 바라는 성적이 최소 얼마큼인지 궁금해요.(@yunmei8906)
“4월 말이든, 5월이든 일단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에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끝까지 치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내년 계획을 세울 수가 있어요. 성적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배가 돼줬으면 좋겠습니다.”
-작년까지는 구단 때문에 성적 안 나와도 팬들이 이해했지만 올 시즌 이택근, 김병현 선수 합류로 이제 성적으로 보여주셔야 하는 시즌인데요. 부담감도 많을 텐데 어떠신지요?(@MhTaiji) 늘 하위 전력으로 분류되던 넥센의 반란(격), 올해 기대해도 좋을까요?(@karam1005)
“당연하죠. 지금 선수들도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올해는 모든 게 작년보다 좋아질 겁니다.”
-만약에 넥센이 정규시즌 우승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퍼포먼스를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Writinguki)
“감독 체면요? 잠시 구기죠 뭐. 성적이 나면 팬들 앞에서 춤이라도 출 수 있습니다. 하하하.”
-넥센에 감독으로 오신 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가장 기대되는 시즌인데 ‘이번 시즌 이 부분만 생각대로 풀려준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라고 생각되는 점과 키플레이어는 투타에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TimLincecumSF55)
“선발투수들이 큰 부상 없이 돌아가고, 1·2번 테이블세터가 출루를 많이 해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키플레이어를 꼽자면 투수 중에서는 부상에서 탈피한 강윤구를 꼽고 싶고, 타자 중에서는 박병호. 홈런 25개 정도 쳐준다면 해볼 만합니다.”
-심판 판정에 항의가 적어서 신사적이란 평가도 있지만, 팬들은 피해 보는 것도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올 시즌엔 좀 다혈질이 되실 생각이신가요?(@lh2kr)
“심판들한테 배치기라도 하라는 말씀인가요? 하하하.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억울한 판정에 울컥할 때도 많죠. 그렇지만 우리가 육안으로 봤을 때 세이프라고 생각해도 나중에 리플레이를 보면 심판 판정대로 아웃일 때도 있어요. 어필을 할 때는 할 겁니다. 손해 보려는 사람 있겠습니까. 그러나 너무 항의가 많아지면 팬들도 지루함을 느낄 수 있어 경기 진행도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어요.”
-SK 이만수 감독님과 배터리 조합에서 이젠 감독 대 감독으로 맞붙습니다. 기분이 묘할 것 같은데 이만수 감독님에게 선의의 경쟁으로 덕담 한마디 해주세요. 두 분이 감독들 중 최고 연장자입니다.(@merong_merong_)
“이만수 감독은 나이는 동갑이고, 학번은 저보다 하나 늦죠. 이만수 감독에게 덕담이요? 잘 하고 있잖아요. 제가 덕담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한대화 감독님의 야왕 같은 별명이 탐나진 않으신가요? 만약 탐난다면 어떤 별명이 있었으면 하시나요?(@UniQueMJP)
“탐나죠. 제가 한대화 감독에게 그랬어요. ‘야왕’이 ‘밤 야(夜)자’냐, ‘들 야(野)자’냐고요. 별명이라는 것은 자기가 짓지 못하지 않습니까. 저도 팬들이 별명 하나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김성근 감독님은 연승 중 면도를 안 한 징크스가 기억나는데 혹시 김시진 감독님만의 징크스 같은 게 있나요?(@jkyoon87)
“예전에는 장의차를 보면 이긴다는 징크스도 있어서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징크스를 만들게 되면 거기에 매달려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징크스 안 만들려고 합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신인 선수가 있다면?(@darktnt82)
“투수 중에서는 한현희와 박종윤. 보기만 해도 흐뭇해요. 무엇보다 타자와 승부하면서 도망을 안 간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이런 선수들이 맞으면서도 빠르게 성장하죠. 타자에서는 신인은 신고선수로 들어온 서건창. 시범경기에서 계속 체크해 볼 겁니다.”
-다른 팀이지만 이 선수는 정말 탐난다 하는 선수가 있으시다면 누구인가요?ㅎㅎ(@marinmode)
“류현진. 데려오고 싶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한화 팬들 난리 나시겠죠? 하하하. 그만큼 좋은 선수라는 거죠.”
-김시진 감독님 인터뷰 때마다 팬들에게 사과부터 하셔서 마음이 짠해요. 팬들도 상황 이해하고 응원 보내니 그만 미안해하셔도 돼요. 반대로 팬들에게 아쉬웠던 점, 팬들에게 바라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heroesupdate)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앞으로 뻔뻔해지겠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하나요? 하하하. 팬들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합니다. 한 가지 부탁말씀 드리자면 야구장에 더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수들도 팬들이 많으면 사기도 올라가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허슬플레이도 많이 할 겁니다.”
김시진 감독은?
▲생년월일=1958년 3월 20일
▲출신교=포항중앙초∼포항중∼대구상고∼한양대
▲키·몸무게=183cm·82kg(우투우타)
▲프로선수 경력=1983년 삼성∼1989년 롯데(1992년 말 은퇴)
▲지도자 경력=1993년 태평양 코치∼1996년 현대 피닉스 코치∼1998년 현대 유니콘스 투수코치∼2007년 현대 감독, 2009년 히어로즈(넥센) 감독
▲프로 통산성적=273경기, 1577이닝, 124승73패(67완투·16완봉)16세이브, 931탈삼진, 방어율 3.12
▲2012년 연봉=3억원
정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