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 돌풍엔 □가 있다

입력 2012-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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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3월 31일 열린 전북과의 K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북을 3-2로 제압하고 6위에 올랐다. 대구 선수들이 전북 전 승리 후 서포터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구FC

대구는 3월 31일 열린 전북과의 K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북을 3-2로 제압하고 6위에 올랐다. 대구 선수들이 전북 전 승리 후 서포터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구FC

사연 많은 토종+별볼일 없는 용병, 희생으로 뭉쳐
끊임없는 칭찬과 교체카드 적중…감독 지략도 한 몫


K리그 초반 판도가 심상치 않다. 광주FC와 대구FC의 상승세가 무섭다. 잘해야 강등권을 간신히 면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를 완전히 뒤집었다. K리그 5라운드를 마친 2일 현재 드러난 순위는 뜻밖이다. 광주는 3승2무(승점 11)로 1위 수원(승점 12)을 바짝 추격하고 있고, 대구는 3승1무1패(승점 10)로 6위에 올랐다.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던 광주도 놀랍지만 2라운드까지 1무1패로 삐걱거렸던 대구의 반전도 신선하다. 4라운드에서 울산의 덜미를 잡은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까지 잡았다. 그것도 모두가 꺼린다는 전주 원정에서였다.

무명 신화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굵직한 대어들은 없지만 광주와 대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선수가 아닌 팀으로의 승부다. ‘잘 나가는’ 팀들이 으레 그렇듯 희생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사연 많은 토종들과 ‘별 볼일 없던’ 용병들이 의외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사령탑들의 빼어난 지략은 엷은 선수층을 커버한다. 끊임없는 칭찬으로 “너희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교체 카드도 항상 적중한다. 전북전 후반 5분 교체 투입된 대구의 송제헌은 두 골을 몰아치며 3-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광주도 브라질 공격수 주앙 파울로를 조커로 투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은 바로 광주와 대구를 두고 하는 얘기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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