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코 해커 G945 게이밍 헤드셋

입력 2012-04-10 17: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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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종합 멀티미디어기기로 쓰이는 것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예전 같으면 영화를 보려면 VCR이나 DVD 플레이어, 음악을 들으려면 워크맨이나 오디오컴포넌트가 필수였지만 요즘은 PC하나로 이 모든 AV(Audio / Visual)영역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는 영화나 음악 감상은 물론이고 게임까지 할 수 있으니 만능 AV기기로 불릴만하다.

그래서 요즘은 PC에 5.1채널이나 7.1채널의 입체음향 스피커를 갖추고 홈시어터를 꾸미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입체음향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가 이를 제대로 설치하려면 상당히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홈씨어터의 기본이라는 5.1채널 시스템만 해도 총 6개(위성 스피커 5개 + 서브우퍼 스피커 1개)의 스피커가 필요하고, 이를 사용자를 둘러싸듯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이런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여러 개의 스피커를 설치할 필요 없이 귀에 쓰기만 하면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는 헤드셋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앱코(ABKO, 구 앱솔루트코리아)의 해커(Hacker) G945 헤드셋이 그 중 하나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가상 7.1채널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푹신한 이어컵, 붉은색 LED 눈에 띄네

G945의 외형은 헤드폰과 마이크가 일체화된 전형적인 PC용 헤드셋이다. 귀가 닿는 이어컵과 머리에 닿는 밴드 표면에 두툼한 스펀지를 덧대었는데, 실제로 착용해보면 상당히 푹신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오른쪽 이어컵 측면에는 붉은색 LED가 내장되어있다. 별다른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작은 디테일이 경쟁제품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 3.5mm 오디오잭을 사용하는 헤드셋이라면 전원 공급의 문제로 이런 LED를 넣을 수 없다. 하지만 G945는 USB를 통해 접속하므로 이런 장식도 할 수 있는 법이다.


케이블 중간에는 리모컨 유닛이 자리하고 있다. 볼륨 조절 및 음소거, 그리고 마이크 On/Off 기능을 버튼으로 조작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4개의 버튼 가운데에는 오른쪽 이어컵에 있는 것과 유사한 붉은색 LED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컵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장식이긴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보면 확실히 눈에 띈다.

잡음 없고 설치 편한 USB 인터페이스 갖춰

G94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대로 3.5mm 오디오잭이 아닌 USB를 통해 PC와 접속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헤드폰용 오디오 출력 포트 및 마이크용 오디오 입력 포트를 따로 꽂을 필요 없이 USB 포트에만 꽂으면 간단히 설치가 끝나므로 보기에도 깔끔하다.


일반적인 3.5mm 오디오잭의 경우,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에 접속부의 전자파로 인해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USB로 접속하면 완전한 디지털 방식의 데이터 전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잡음으로부터 훨씬 자유롭다. 다만, 이 경우 USB 포트를 갖춘 PC에서만 슬 수 있고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에서는 쓸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G945를 사서 스마트폰에 연결해 입체음향을 듣고자 했던 소비자라면 생각을 달리하는 것이 좋겠다.


G945을 PC의 USB 포트에 꽂으면 윈도우 상에서는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USB 방식의 새로운 사운드카드로 설치된 것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몇 초 후에 곧장 G945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이 상태에서도 단순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좀 더 제품의 기능을 끌어내려면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CD에 들어있는 전용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설치하자.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가상 7.1채널 모드를 활성화해야 G945의 진가를 맛볼 수 있다.

음악보다는 영화 / 게임용으로 적합한 음색

G945를 이용해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해봤다. 가장 먼저 시연해본 콘텐츠는 돌비디지털 5.1채널 음향이 수록된 DVD영화 및 MKV 동영상 파일이다. 감상 결과, G945는 일반 스테레오 헤드셋에 비해 확실히 각 채널의 분리가 확실해 한층 입체감 있는 음향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폭발 장면이나 총격 장면에서 효과가 좋았다. 물론 2개의 이어컵에서 구현되는 가상 입체음향이다 보니 실제로 5.1채널이나 7.1채널 스피커를 설치한 환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정도 가격의 헤드셋에서 들려주는 소리 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다.


다음에 테스트해본 콘텐츠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다. 이 게임은 옵션에서 출력 모드를 조정해 7.1채널 입체 음향을 출력할 수 있다. G945를 이용해 스타크래프트 2를 플레이 해 보니 영화 감상 시와 마찬가지로 확실한 채널 분리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여러 효과음과 음성의 분리도가 훌륭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음악 감상을 해봤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을 비롯한 클래식 음악 및 최근 음원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30여분 정도 감상했다. 감상 결과, 나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영화나 게임 플레이에 시에 비하면 만족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고음 재생시의 해상력(소리의 섬세함)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고 저음 역시 다소 묻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이 헤드셋은 아무래도 음악용보다는 영화나 게임용으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소한의 비용과 공간으로 입체음향 맛보고 싶다면

앱코의 해커 G945는 2012년 4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4만 4천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USB 방식의 7.1채널 가상 헤드셋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가격의 한계가 있다 보니 고가의 전문가용 헤드셋 수준의 음질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7.1채널을 강조한 제품답게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의 음 분리도는 확실히 수준급이고 만족도도 높다. 특히 최소한의 공간과 비용투자로 입체음향의 ‘맛’을 느껴보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구매를 한 번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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