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승엽아, 억수로 미안하데이” 류중일 감독이 ‘사과’한 이유

입력 2012-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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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승엽이한테 억수로 미안하다고 잘 좀 써주이소.”

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이 18일 이승엽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연인즉,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0-9로 크게 뒤진 9회 선두타자 이승엽이 프록터를 상대로 우측 펜스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쭉쭉 뻗어가던 타구는 오른쪽 펜스 위 노란 폴을 맞고 나온 듯했고, 타자주자 이승엽은 전력질주해 3루에 안착했다. 기록도 3루타. 그러나 TV중계화면으로 타구가 관중의 손을 맞고 튕겨져 나온 것이 포착됐다. 만약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더라면 홈런이 선언될 수도 있었던, 애매한 타구였다.

류 감독은 18일 이승엽의 타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덕아웃에서 보기에는 폴을 맞은 것처럼 보였고 주루, 작전코치도, 선수 본인도 특별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또 경기 초반이나 7, 8회에 나온 것도 아니고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필하는 게 좀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 후 미안함이 밀려왔다. 물론 팀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인의 기록을 챙겨주고 싶은 게 사령탑의 마음. 류 감독은 “심판이 홈런 사인을 주고 저쪽(두산)에서 항의했더라면 그래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상황이 반대가 됐다”며 웃고는 “(이)승엽이한테 억수로 미안하다고 잘 좀 써달라”고 취재진을 향해 부탁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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