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유럽축구 스케치] 메시가 넘버1인 이유

입력 2012-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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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스포츠동아DB

이 세상에 무수히 많은 축구 선수들이 있는데, 왜 하필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만 최고 입지를 굳히고 있을까. 지도자 입장에서 항상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바르셀로나는 19일(한국시간) 첼시 원정에서 고배를 들었다. ‘질식 수비’를 펼친 첼시의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한 경기로 메시를 평가할 수는 없다. 현역 중 최고의 선수는 그래도 메시다.

최근 스페인 연수 중 바르셀로나 경기를 여러 번 관전했다. ‘팀’ 메시와 ‘선수’ 메시가 극명히 구분됐다고 할까? 사실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의 플레이는 (적어도 지금까진) 많이 다르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메시는 ‘팀’에 가까웠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클럽에서 성장한 메시는 큰 특징이 있다. ‘불리함’과 늘 거리를 뒀다는 점이다. 결코 자신의 위치가 불안정할 때 볼을 잡는 법이 없다. 최소 공간은 항상 확보하고 있다. 수비가 따라붙지 못하도록 공간에서 볼을 잡아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은 메시의 대단한 장점이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클럽도 방문했는데, ‘그들만의’ 무기가 있었다. 무빙 컨트롤과 신체 밸런스, 압박과 포지션 플레이다. 볼을 멈추지 않고 움직임과 동시에 다뤘고, 그러면서도 늘 균형을 이뤘다. 바르셀로나 유소년들도 바르셀로나 성인 팀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메시가 성장한 곳이 바로 ‘팀’ 중심의 바르셀로나였기에 가장 바르셀로나다운 플레이를 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 항상 필요한 장소에 메시가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시작되는 곳에는 언제나 메시가 존재했다. 위치가 애매하면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고, 그 틈을 침투한다. 그리고 동료의 도움을 받았다. ‘모두가 함께’ 하는 바르셀로나 축구 시스템은 메시를 부각시켰고, 별도의 장점을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누군가 골을 넣었을 때 3∼4명만 좋아하는 법이 없다. 심지어 골키퍼까지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눈다. 일부만 좋아하고 나머지는 멍하니 지켜보는 다른 팀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르셀로나를 더욱 부각시킨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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