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이 20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4회 동아수영대회 2일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울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잠영·턴·킥 동작 등 눈에 띄게 향상돼
단거리도 자신만만…런던 2관왕 야심
‘마린보이’가 200m에서도 세계 정상을 꿈꾼다. 박태환(23·SK텔레콤 스포츠단)이 20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4회 동아수영대회 2일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09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본인 최고기록(1분44초80·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월 뉴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1분46초78) 때보다는 향상된 기록. 7월 2012런던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임을 고려할 때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박태환은 “한방 했어야 하는데…”라고 웃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기록에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잠영기술 이제 무의식중에 나온다!
특히 200m 금메달의 열쇠인 잠영과 턴 기술의 향상에 주목할 만하다. 박태환은 2008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6(당시 아시아기록)을 기록했다.
문수실내수영장의 수심은 1.35m로, 국제규격(1.8m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박태환이 잠영을 하는데 얕은 수심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턴을 할 때 물속으로 깊숙이 잠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라이언 록티, 마이클 펠프스(미국) 같은 수준급 잠영기술을 보유한 선수들은 약 1m 정도 물속으로 들어가 돌핀킥을 한다.
박태환은 20일 “그간 잠영훈련에 초점을 뒀다. 이제는 나도 턴을 할 때 더 깊숙이 잠수한다”며 수영장 바닥에 긁힌 다리를 보여줬다. 20일 경기에서 그는 약 8∼9m 정도 잠영을 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본인의 표현대로 “이제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실전에서 훈련 때 가다듬은 잠영기술이 나온다”는 점이다.
○킥 보완으로 200m도 금빛 도전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최근 박태환에게 킥을 강조하고 있다. 30일 출국 이후에는 킥 훈련의 강도를 높일 예정. 박태환은 “감독님께서 마지막 50m에선 킥만으로도 스피드를 내게 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강훈련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며 웃었다. 보통 자유형에선 스트로크로 70%, 킥으로 30%의 추진력을 낸다. 스트로크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인 박태환은 상대적으로 킥에 보완할 점이 있다. 볼 코치는 “특히 200m에선 킥이 (400m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는 사실상 박태환과 쑨양(중국)의 대결로 압축돼 있다. 반면 200m에는 2008베이징올림픽 8관왕 펠프스, 2011상하이세계선수권 5관왕 록티, 200m 세계기록 보유자 파울 비더만(독일) 등 내로라하는 스타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박태환은 “전담팀 분들이 ‘200m에서 네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 정말 멋있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래서 나도 ‘아주 잠깐’ 그런 상상을 해봤다”고 웃으며 2관왕 도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