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야구인 63% “니퍼트, 용병 다승왕 1순위”

입력 2012-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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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올 시즌 용병 다승왕이 탄생한다면 두산 니퍼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니퍼트의 구위와 꾸준함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야구계 파워엘리트 30명 설문 “용병 다승왕 가능성 가장 높은 투수는?”

19명 “큰 키에 직구 위력…16명 중 가장 강해”


6명 “타선지원 등 나이트 유리”…주키치도 5표

류현진-윤석민 ‘용병천하’ 막을 토종투수 투톱
47% “기복심한 프록터 세이브왕 등극 힘들 듯”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투수들의 다승-세이브 동반 단독 1위 등극이 이뤄질까. 2012년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4분의 1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24일까지 다승 부문에선 LG 주키치가 6승으로 1위에 올라있다. 그 뒤를 이어 삼성 탈보트, 두산 니퍼트, 넥센 나이트 등 용병투수 3명이 나란히 5승으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투수 중에선 구원으로 2승을 보탠 롯데 이용훈 홀로 5승을 거두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올해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마무리 프록터는 13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야말로 ‘용병투수 천하’로 볼 수 있다. 1998년 외국인선수제도 도입 이후 올해 처음으로 8개 구단 모두 16명의 용병을 전원 투수로 채웠을 때부터 어쩌면 ‘예고된 반란’이었는지 모른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야구계 파워 엘리트 30명을 대상으로 2012시즌 용병 다승왕으로 가장 유력한 선수는 누구인지, 프록터의 세이브 1위는 가능할지를 물었다.


○용병 다승왕 1순위는 니퍼트

8개 구단 투수코치, 타격코치, 간판타자 등 24명과 해설위원, 심판 등 총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총 19명이 니퍼트를 다승왕 1순위 후보로 꼽았다.<복수응답 허용·그래픽 참고> 지난해 15승을 거두고 올해 한국무대 2년째를 맞은 니퍼트는 경험과 구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KIA 이강철 투수코치는 “나이트나 주키치도 다승왕 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아무래도 지난해 많은 승리를 거둔 니퍼트의 경험을 높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타자를 제압하는 부분이라든지, 이닝이터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했을 때 니퍼트가 가장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현재 구위, 제구, 타선지원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나이트가 가장 유력하다”며 같은 팀 소속인 나이트의 손을 들어줬고, SK 이호준은 “연타나 난타를 맞지 않는 스타일이고, 각도상 우타자들도 치기 어려운 까다로운 공을 지녔다”며 주키치의 다승왕 등극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국내파 견제세력의 대표주자는 류현진 윤석민

그렇다면 용병 다승왕을 저지할 수 있는 국내투수로는 누가 있을까. “국내투수들 다 어디 갔나”라는 말로 토종 투수들의 부진을 언급한 뒤 “그래도 류현진(한화), 윤석민(KIA)이 가장 낫지 않겠냐”고 한 삼성 이승엽의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의중을 반영한 ‘모범답안’에 가까웠다. 류현진과 윤석민은 나란히 2승에 그치고 있지만, 둘 다 워낙 실력이 빼어나 용병투수의 다승왕 등극을 견제할 수 있는 대표주자로 꼽혔다. 류현진 16표, 윤석민 15표였다.

주목할 대목은 6명의 응답자가 ‘현재 분위기로는 국내투수는 어렵다’고 답한 점이다. 류현진과 윤석민이 빼어난 투수임에도 각 소속팀의 페이스와 현재 2승에 그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다승왕은 용병이 차지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현재 분위기와 페이스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고 내다봤고, LG 김무관 타격코치 역시 “초반이긴 해도 지금 적은 게임을 치른 게 아닌데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국내투수는 없다”고 평했다.




○‘용병 다승-세이브 동반 단독 1위’는 가능할까?

한국프로야구에서 외국인투수가 다승왕을 차지한 것은 2002년 키퍼(KIA·19승), 2004년 레스(두산) 리오스(KIA·이상 17승·공동 1위), 2007년 리오스(두산·22승), 2009년 로페즈(KIA·14승·공동 1위) 등 네 시즌이었다. 용병투수가 세이브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2009년 애킨스(롯데·26세이브·공동 1위), 딱 한번뿐이었다. 2009년 로페즈와 애킨스가 다승과 세이브에서 나란히 공동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두 부문에서 외국인투수가 동시에 단독으로 1위에 오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사상 처음으로 용병투수가 다승-세이브에서 함께 단독 1위를 꿰찰 수 있을까. 프록터가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프록터의 구원왕 등극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 시선보다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14명이 ‘프록터의 세이브 1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는 “프록터는 코너워크에 기복이 있어 보인다. 블론세이브를 한 뒤 어느 정도 빨리 극복하고 던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의견을 낸 답변자 중 대부분은 지난해까지 ‘마무리 지존’으로 군림한 삼성 오승환의 역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세이브는 특성상 팀 성적이 중요하다”며 “오승환이나 손승락(넥센)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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