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스포츠동아DB
“뜻밖 결정 여러가지 의미 있다”
넥센과 LG의 시즌 8번째 맞대결이 펼쳐진 24일 잠실구장. 오후 3시30분이 넘도록 LG 주축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보이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만 나와 러닝을 하거나 캐치볼을 할 뿐. 경기 시작 3시간 전 홈팀이 훈련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LG 주축 멤버들은 나오지 않았다.
LG 구단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자율훈련을 결정했다. 몇몇 선수들은 실내훈련장에서 타격훈련을 하는 등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6∼7월 간혹 자율훈련을 하는 팀들이 있지만 5월에 자율훈련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오늘 경기를 마치면 광주 원정을 떠나야 하고, 선수들도 좀 지친 것 같아서 (자율훈련을) 결정했다.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율훈련 외에도 주축 외야수 이대형을 이날 2군으로 보냈다. 김 감독은 “타율이 1할대에 머물고 있는 이대형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군에서 잘 정비해서 복귀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대형의 엔트리 제외 또한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갑작스러운 자율훈련은 분위기 전환용이었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전 4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순항하다가도 넥센만 만나면 움츠러든 LG다. 또 하나는 전날 어이없는 실책을 남발하며 넥센에 승리를 헌납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방편이었다.
김 감독의 극약처방은 효과를 봤다. LG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듯 이날 경기 1회부터 연속 4안타를 터트리는 등 3점을 뽑았고, 수비에서도 사뭇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